◀ 앵커 ▶
군대 내 인권 침해 의혹이 또, 불거졌습니다.
훈련 중에 다친 병사를 꾀병이라고 의심까지 하면서 방치를 했는데 결국, 민간 병원에서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해당 병사의 가족은 이러니 군대 안 보내려고 하는 거라면서 분노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육군에 입대한 김 모 상병.
석 달 뒤, 유격훈련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80번 한 뒤 왼쪽 발목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일주일 뒤에야 군 병원에 갔지만 군의관도 만나지 못 하고 돌아왔습니다.
부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며 곧바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은 겁니다.
복귀 뒤 통증이 더 심해지며 고열까지 났습니다.
그러자 코로나 의심자로 분류돼 격리됐고, 치료는커녕 이틀 동안 식사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육군 상무대 전역자]
"이발소였던 데를 침대만 넣어서 격리했던 적이 있는데. 이틀인가, 아무도 밥을 안 갖다줘서, (김 상병이) 거의 계속 굶다가‥"
코로나로 외출이 금지돼 한 달 뒤에야 다시 찾은 군병원.
상태가 안 좋으니 민간병원에서 치료하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부대 간부는 '꾀병'을 의심하며 병원에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김 상병 아버지]
"(간부가) 꾀병일 수가 있으니 정확한 진단명이 나와야 청원휴가를 보내준다고‥"
결국 지난 1월에서야 민간병원에서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까지 했습니다.
다친 지 2달 만이었습니다.
열흘 만에 다시 부대에 복귀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건물 3층에 있는 휴가자 격리소에 격리됐습니다.
매일 소독을 해야 해 다른 건물에 있는 의무대까지 목발을 짚고 다녀야 했는데, 계단과 경사로에서 3번이나 굴러 넘어졌습니다.
[육군 상무대 기간병]
"(김 상병이) 목발 짚고 왔다갔다 하다가 넘어지고 해서 타박상이 몸에 있더라고요. 다리가 불편한데 더 거리가 멀어진 거잖아요."
상태가 더 나빠져 국군 대전병원에 갔지만 이번엔 입원이 거절됐습니다.
민간병원에서 수술했으니 민간병원으로 가란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군의관은 수술까지 했던 김 상병에게 발목을 삐었단 진단서만 써줬습니다.
[김 상병 아버지]
"(군의관이) 너는 밖에서 수술하고 왔기 때문에 진료를 할 수 없으니, 민간에서 (수술)했으니 민간에서 해라, 항생제는 물론이고 약도 처방할 수 없다고"
결국 상태가 더 악화돼 대학병원까지 가게 됐고, 또 수술을 했습니다.
가족들은 도대체 군이 왜 이렇게까지 아들을 내몰았는지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김 상병 아버지]
"막말로 (군대) 오라 그럴 때는 '나라'의 아들이고 아프면 '너희' 아들이냐, 앞으로 이런 군을 믿고 누가 군대를 보낼 것인가‥"
김 상병 아버지는 지난 달 중순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제 SNS에 아들 사연을 올렸는데, 국방부는 "감사에 착수했다"고 오늘에서야 밝혔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영상편집: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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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홍의표
훈련받다 인대 파열됐는데…"꾀병이지?" 묵살
훈련받다 인대 파열됐는데…"꾀병이지?" 묵살
입력
2021-05-04 20:19
|
수정 2021-05-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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