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임신부들이 맘 편히 아이를 낳을 시설조차 없는 강원도 영월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분만실을 건립했습니다.
그런데 분만실에서 일할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서, 완공이 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황구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술실 안에 임신부의 분만을 돕는 설비가 갖춰졌습니다.
신생아실과 수유실, 입원 병실도 마련됐습니다.
2년간 국비 등 63억 원을 들여 준공된 영월의료원 분만실입니다.
인구 3만 8천 명의 강원도 영월에선 한 해 1백여 명의 신생아가 태어나지만, 분만실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 시간 넘게 걸리는 원주나 충북 제천까지 이른바 '원정 출산'을 가야 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꼽은 일명 '분만 취약지'였습니다.
그런데, 기대를 모았던 분만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분만시설은 완공된 지 한 달이 되도록 아직까지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진이 없기 때문입니다.
분만실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은 산부인과 전문의 2명과 간호사 5명.
의사 2명은 확보했는데, 간호사는 1명밖에 채용하지 못했습니다.
지원자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대도시에 비해 간호사들의 급여가 적기 때문입니다.
[김은성/영월의료원 총무팀장]
"의료진 충원이 완료되는 대로 정상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운영비는 연간 5억 원.
의사 2명의 인건비를 지출하고 나면 간호사 인건비는 메우기 어렵다는 겁니다.
[영월군 관계자]
"의사 (2명) 인건비가 4억(원)씩 5억(원)씩 되기 때문에… 그걸로 보면 못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과 근무 여건을 고려했을 때, 강원도나 영월군에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종진/보건의료산업노조 강원본부장]
"시·군, 의료원 그리고 강원도… 이 세 협의체들이 간호사들에게 미리 장학금 형식으로 지원해 주는…"
수십억 분만실을 갖추고도, 당분간 영월 임신부들은 다른 지역 산부인과를 찾아다녀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MBC 뉴스 황구선입니다.
(영상취재: 박영현(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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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황구선
63억 들여 분만실 지어놓고…간호사 못 구해 '개점휴업'
63억 들여 분만실 지어놓고…간호사 못 구해 '개점휴업'
입력
2021-05-04 20:38
|
수정 2021-05-0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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