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매장 돌면서 눈요기하는 재미가 줄기는 했지만 소비자로선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옷 가게들은 속을 끓이고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업체의 갑질, 횡포 탓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결국 소리 없이 소비자한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어서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의 한 옷 가게.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기자, 1년 전 의류 플랫폼에 입점했습니다.
[플랫폼 입점 업체 사장]
"오프라인은 사람들이 안 다니기도 하고, 한 곳에서는 모든 고객을 잡을 수 없으니까 최대한 여러 곳에서 고객을 모으려고 한거죠."
하지만 돈을 벌지 못 했습니다.
이 옷가게의 매출표입니다.
한장에 2만2,900원짜리 바지.
원가는 1만1천 원입니다.
여기에 플랫폼 입점 수수료로 2,970원이 빠집니다.
30% 할인 쿠폰비 6,870원도 입점 업체가 부담합니다.
택배비 3천 원도 입점 업체가 부담합니다.
남는 게 없습니다.
오히려 940원 손해입니다.
[플랫폼 입점 업체 사장]
"수수료가 먼저 빠지겠죠. 그 다음 배송비가 빠질거고, 쿠폰도 있으면 쿠폰도 빠질거고요, 오히려 손해보는 경우가 있기는 하죠."
의류 플랫폼에 입점하는 수수료는 평균 26.7%.
백화점 수수료만큼 높습니다.
그나마 5.5%로 가장 수수료가 낮은 지그재그도 4월부터 변동 수수료 체계로 바꿨습니다.
고객 리뷰가 안 좋으면 최대 9.9%까지 수수료가 올라갑니다.
여기에 광고비는 별도입니다.
고객 한 명에게 광고를 한 번 노출시키는 비용은 3원.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광고 좀 하려면 금세 1백만 원이 나갑니다.
그나마 인공지능이 알아서 광고를 노출시키는 방식이라, 언제 누구에게 보여줬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플랫폼 입점 업체 사장]
"경쟁이 엄청 심하거든요. 조그마한 핸드폰 안에서 제 상품을 노출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조금 팔린다고 할 정도로 하려면 한 달에 한 150만원 정도...."
에이블리와 브랜디는 무료배송을 내세웠는데, 알고 보면 배송료를 입점 업체들에 떠넘깁니다.
기획전을 할 때 발급하는 할인쿠폰도 입점업체 부담입니다.
수수료와 별도로 매달 서버 이용료도 5만 원 안팎씩 걷어갑니다.
[의류 플랫폼 기업 관계자]
"기업이 지속적으로 영속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운영비라는 게 들지 않습니까? 입점상품에 대한 어떤 마케팅 그 다음에 MD 직원들 같은 지원 이런 전체 운영비가 다 포함된..."
이런 비싼 비용을 감당하려면, 결국 입점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아니면 품질을 희생해 원가를 낮추기도 합니다.
[플랫폼 입점 업체 사장]
"옷을 더 싸게 만들어버리는 거예요. 문제가 질이 나빠지죠. 이게 15,000원짜리고, 이게 10,000원짜리인데 만져보면 달라요. 그런데 손님들은 사진 가지고 구분이 안 돼요."
결국 소비자도 피해를 봅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납품업체 그리고 협력업체에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종국에 가서는 소비자들에게 이게 전가되는 형태로 나올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이런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을 규제할 수 있는 법은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새로 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IT 업계는 혁신을 막는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영상취재:방종혁/영상편집: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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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서유정
쿠폰·배송료·서버비까지…플랫폼 '갑질'에도 눈물만
쿠폰·배송료·서버비까지…플랫폼 '갑질'에도 눈물만
입력
2021-05-05 20:23
|
수정 2021-05-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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