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년 전, 인도 남부에 있는 LG 화학 공장에서 유독 가스가 누출되면서 공장 직원과 마을 주민까지 15명이 숨졌고 수백 명이 다쳐서 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가스 누출이 결국 회사 측의 잘못으로 밝혀졌지만 LG는 재판을 핑계 삼아서 이 수많은 피해자를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거리 한복판에 정신을 잃은 사람들이 마치 잠든 것처럼 쓰러져 있습니다.
아이를 부둥켜 안고 울부짖는 아버지.
구급차는 쉴새 없이 쓰러진 사람들을 실어 나릅니다.
지난해 5월 7일 인도 남부 LG화학 공장에서 발생한 맹독성 가스 유출 사고 당시의 모습입니다.
유독 가스가 귓속에 들어가 수술을 받은 11살 스리산 군.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스리산 (11살)/피해자]
"자고 있었어요. 자다 깼는데, 우리 집에 가스가 들어오고 있었어요."
결국 15명이 사망했고, 6백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카마라카 (34살)/피해자]
"신경계 문제가 있고, 뼈도 망가졌어요. 다리가 마비돼 걸을 수도 없고, 오래 앉을 수도 없습니다."
사고 원인은 저장탱크 설계 불량과 경보기 고장 등 공장 측의 관리 태만으로 드러났고, LG화학의 한국인 직원 두 명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LG화학은 "유가족과 피해자분들을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이 보장되도록 전담조직을 꾸려 장례와 의료, 생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피해자들은 LG화학으로부터 연락 한 번 받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헤마라타 (19살)/피해자]
"아무에게도 연락받은 적 없습니다."
사고 1년을 맞아 현지 주민들과 한국의 시민단체가 함께 LG화학 측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LG 사과문의 내용과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고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 화학사고가 날 때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땜질 처방을 해왔다."
[스리산 (11살)/피해자]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든, 우리를 위해 해결을 해줘야 합니다."
LG화학 측은 요지부동입니다.
LG화학 측은 MBC에 "인도환경재판소의 1심 판결에서 피해 범위와 보상 규모 등이 정해지면 그 결론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인도를 덮친 심각한 코로나 사태로 재판은 완전히 멈춘 상황.
가족을 잃고, 아픈 가족을 품고 온 마을이 절규하고 있지만 누구도 답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영상편집: 김가람/화면출처: 유튜브 NTV·ETV/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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