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이 어버이날이라 더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요양원에 계신 분들인데요.
코로나로 면회가 제한돼서 길게는 2년 가까이 부모님을 못 만났다고 합니다.
오늘 카네이션을 들고 부모님을 찾았지만 유리창 너머로 손 한 번 잡을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 시대, 슬픈 어버이날을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요양병원에 89세 노모를 모시고 있는 현두수 씨 부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를 향해 준비한 카네이션을 들어보입니다.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어머니 꽃 좀 보세요"
코로나 방역 때문에 면회가 금지된 지 1년 여.
오늘 같은 날, 손 한번 잡아드리지 못해 가슴이 먹먹합니다.
[현두수/요양병원 환자 보호자]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이 간식 먹고, 손 잡고, 노래하고, 저희들 오는 게 낙이신데…그 낙을 못 누리신 지가 지금 벌써 1년 6개월이 되셨고..너무 마음이 아프죠."
끼니는 안 거르고 잘 챙기는지, 늘상 어머니가 하던 걱정이었는데 이젠 머리가 희끗해진 아들이 챙깁니다.
"어머니, 아침에 뭐 드셨대? 어제는 잘 주무셨나?"
코로나 이후 두 번째 맞는 어버이날.
요양원 곳곳에선 유리창 너머로나마 부모님 얼굴을 보려는 보호자들이 줄지어 앉았습니다.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 못하는 대신 쪽지에 그리운 마음을 적어 전합니다.
[정효진 씨 아버지]
"너희들 보니까 내 마음이 확 풀린다. 아주 기분이 좋다."
[정효진 씨 가족]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아버지 손도 잡고 부축하고 걸어보고 했을텐데.. 그 전에는 화상통화만 했었는데 그나마도 이렇게 면회할 수 있어서 너무 좋고…"
정부가 요양병원 등에서 백신 접종이 완료된 이후 제한적으로 대면 면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말 이후엔 면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할아버지 빨리 코로나 없어지고 같이 밥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음 어버이날은 올해와 다르기를 바라면서 가족들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현두수/요양병원 환자 보호자]
"손 한번 이렇게 잡아볼까. 내년엔 직접 잡으셔야지…"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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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지윤수
유리창 위로 겨우 맞대어보는 손…2년째 생이별
유리창 위로 겨우 맞대어보는 손…2년째 생이별
입력
2021-05-08 20:03
|
수정 2021-05-0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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