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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어 특수학교 연 엄마들 "우리 애는 못 갔지만"

무릎 꿇어 특수학교 연 엄마들 "우리 애는 못 갔지만"
입력 2021-05-08 20:18 | 수정 2021-05-0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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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 모습 기억하십니까?

    4년 전 발달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어머니들이 이렇게 무릎을 꿇었었죠.

    어머니들의 이런 헌신 덕에 결국 학교가 문을 열었는데요.

    오늘 어버이날을 맞아 전동혁 기자가 그 어머니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한 어머니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장민희 (2017년 9월)]
    "여러분께 여기 무릎꿇고 저희가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사정하겠습니다."

    다른 어머니들도 무릎을 꿇고 울면서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쇼하지 마라!"
    "자리에 앉으십시오.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리고 3년이 흐른 지난해.

    인내와 헌신으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한 어머니들 덕분에 드디어 '서진학교'가 문을 열었습니다.

    ("뭐 했어?")
    "…"
    ("난타했어?")

    강서구의 많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이른 새벽부터 등교할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한유정/서진학교 학부모]
    "(서울 구로의 학교)에 다녔으면 6시반 정도에 일어날 거라고 생각을 해요. 지금은 8시에서 8시 5분 정도에 타고. 굉장히 좋아해요."

    그런데 4년 전 무릎을 꿇었던 어머니들은 정작 자신의 자녀들을 서진학교에 보내지 못했습니다.

    개교가 늦어지며 자녀들이 모두 졸업할 나이가 되어버린 겁니다.

    [조부용/발달장애인 어머니]
    "저희 아이들은 다 이미 졸업을 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서진학교를 다닐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아, 우리가 애쓴 보람이 있네."

    서진학교 개교를 이끌어낸 어머니들은 그러나, 앞으로도 무릎 꿇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또래보다 발달이 늦은 아이들이라 사회에서 자립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김남연/발달장애인 어머니]
    "우리 아이가 바뀌지 않는다면 사회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몸으로 부딪혀서 사회를 바꾸는 만큼 우리 아이가 이 사회를 살 수가 있다."

    이 모든 것이 특별한 희생이 아니라 그저 '내리 사랑'일 뿐이라는 어머니들.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또 다른 어머니들의 입장도 이해한다며, 그저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 짓는 선이 지금보다 희미해지기를 희망했습니다.

    [장민희/발달장애인 어머니]
    "장애자녀를 둔 엄마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우리 모든 어머니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전승현/영상편집: 고무근/영상제공: 영화 '학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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