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미안하다"…2살 입양딸에 주먹질 양부 구속

◀ 앵커 ▶

입양한 두 살짜리 딸을 폭행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아버지가 오늘 구속이 됐습니다.

뒤늦게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재판부는 범죄가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입양한 두 살짜리 딸을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30대 양아버지 서 모 씨가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왔습니다.

모자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서 씨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서 모 씨]
"<아이한테 안 미안합니까?> 아이한테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수원지방법원은 4시간 가까이 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해 서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재판부는 범죄가 중대할 뿐 아니라 증거를 없앨 우려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 씨는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화성 자신의 집에서 입양한 딸을 마구 때려 뇌출혈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서 씨는 주먹과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몇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뇌 부상은 웬만한 충격으로는 생기지 않을 정도라는 게 의료진의 판단입니다.

[정태석/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일반적으로 뺨 때리는 거 가지고는 잘 안 생기고 많이 센 충격이었으면 생길 수 있어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뇌수술을 받은 아이는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양한 딸 외에 친자녀 4명을 둔 서 씨는 평소 가족 사랑이 두터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 씨의 SNS에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내용들로 가득했습니다.

대문 사진도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웃고 있는 사진입니다.

현재까지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는 유일한 사진인데, 입양한 딸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경찰은 서 씨의 추가 학대 사실을 조사하는 동시에 방임 혐의로 입건된 양모도 학대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한재훈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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