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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작업하다 사고 나는데…반대에 부딪친 '2인1조'

홀로 작업하다 사고 나는데…반대에 부딪친 '2인1조'
입력 2021-05-11 20:15 | 수정 2021-05-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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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현대 제철 당진 사업장에서 평택 항에서 작업 중에 숨진, 노동자 김 모씨와 이 선호 씨.

    모두 위험한 작업에 '2인 1조'가 아니라 혼자 투입돼 일을 하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노동계는 이번 달에 만들어지는 중대 재해 법 시행령에 '2인 1조' 근무를 명시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성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에서 숨진 44살 김 모씨.

    설비를 점검하다 움직이는 워킹빔에 끼였을 때 주변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계를 멈출 사람도, 신고할 사람도 없어 시신조차 사망한 지 1시간 넘어서야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현대제철 측은 2명이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현대제철 관계자]
    "'일상 점검'시에는 (설비를) 육안으로, 청각으로도 볼 수 있는 ('일상 점검') 수준이다보니까 그냥 혼자 나가서 할 수가 있거든요."

    반면 노조 측은 위험한 환경이라면 '2인 1조'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강정주/금속노조 노동안전국장]
    "'일상 점검' 작업시에도 기본적으로 2인 1조로 작업이 돼야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정지장치라도 누를 수 있는 대응이 되기 때문에.."

    태안화력 노동자 김용균 씨, 구의역 김 군, 평택항에서 사망한 23살 이선호 씨 등 많은 노동자들이 혼자 일하다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달 말 입법예고를 앞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의 핵심 쟁점도 바로 '2인1조' 작업입니다.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중대재해법 제4조.

    노동계는 여기에서 '인력'은 '실무 인력'을 말한다며 시행령으로 '2인 1조' 작업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현정/민주노총 산업안전국장]
    "2인 1조 작업으로 배치하지 않거나 적정 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여전히 재해 산재 사망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요."

    반면 경영계는 '인력' 조항을 '전문 인력'으로 해석해, 사업장 전체를 관리하는 책임자만 채용하면 되도록 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노동부에 제출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
    "중대재해법에서의 인력이나 예산 이런 부분들은 시스템이나 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사업주를 도와줄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말하는 거거든요."

    시행령이 경영계 요구대로 제정될 경우 나 홀로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나도 경영주가 처벌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노동계는 사실상 중대재해법의 입법 취지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 취재: 이주혁/영상 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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