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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흘라잉 뉴스'…"우리를 무장하게 만든 건 군부"

'땡 흘라잉 뉴스'…"우리를 무장하게 만든 건 군부"
입력 2021-05-11 20:45 | 수정 2021-05-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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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암흑과 공포, 그리고 슬픔.

    쿠데타가 일어난 지 오늘로 100일이 된 미얀마의 현실입니다.

    그동안 군경의 총칼에 어린아이를 포함해서 780명이 목숨을 잃었고, 5천명 가까이 체포가 됐습니다.

    그중에 3분의 1이 구속이 됐는데, 잔혹한 고문과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 고문이었던 아웅산 수치 여사를 포함해서 집 안에 갇힌 사람도 4천명 가까이 되는 상황입니다.

    국제 사회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속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미얀마는 사실상 국가 붕괴와 내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먼저 임소정 기자가 현재 미얀마 상황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저녁 미얀마 국영TV.

    오후 8시, 뉴스가 시작하자마자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등장합니다.

    뒤이어 속옷 차림에 수갑을 찬 한 남자가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붙잡힌 시위대의 사진과 혐의, 인적 사항이 줄줄이 공개됩니다.

    [미야와디 8시 뉴스(5월 10일)]
    "수배된 시민불복종 운동 참여 교사들을 목격시 가까운 경찰서로 신고해주길 바라며, 이들을 숨겨줄 시 관련법에 의거해 함께 처벌받을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 발생 이후 군부가 장악한 미얀마 국영TV 뉴스는, 매일 저녁 이렇게 찢어지고, 붓고, 피멍이 든 시민들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사그라들지 않는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겁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굴하지 않습니다.

    어린 학생들까지 동참하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최진배/미얀마투데이 운영자]
    "(쿠데타 반대) 시위 자체가 수그러들거나 잠잠해지는분위기는 전혀 아니고요. 대도시 뿐 아니라 마을단위, 소수민족 부락까지 이런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폭력 시위에 한계를 느낀 일부 젊은 세대들은 반정부 무장 투쟁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경 지역의 소수민족 무장조직에 들어갔다는 한 미얀마 젊은이는 M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평화 시위에 돌아온 건 잔인한 폭력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쨋 (32세, 소수민족 무장조직 합류)]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는 무장을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군부가 우리를 무장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최근 반군부 세력이 뭉친 국민통합정부가 시민방위군을 출범시키자, 군부는 드론과 로켓포까지 동원해 국경 마을과 숲을 공격했습니다.

    [데이비드 매티슨/미얀마 독립언론 기자]
    "노골적인 권력 침탈에 미얀마 국민들이 이렇게까지 강하게 반발할지 군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겁니다."

    지난 100일, 미얀마는 사회 전체가 멈춰섰습니다.

    [최진배/미얀마투데이 운영자]
    "최소한의 먹고 살거리 구하는 것 말고는 모든 경제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는 '내정 간섭'을 주장하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발에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동남아국가연합,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다음주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지만, 군부가 움직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불투명한 미래, 잔혹한 현실에서도 미얀마인들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녜인 따진/미얀마투데이 운영자]
    "젊은이들은 그들의 미래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해 거리로 나섭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죽음도 두렵지 않은 것입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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