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사실, 아는 것도 잊을 나이죠.
올해 85세 할머니가 독학으로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영어 단어와 수학 공식으로 연습장 수 천장을 가득 채운 결과입니다.
다음 목표는 대학 입시라고 하는데요.
'뭘 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흔한 핑계가 무색해 집니다.
심충만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상 대화조차 조금 힘든 백발 노인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또 듣습니다.
"A 더하기 Bi가 2 더하기 3i랑 똑같다고 했으니까 A가 2고…"
검버섯 늘어가는 느린 손으로 방정식 풀이를 가득 채운 연습장만 수천 장.
돋보기 너머 영어 문장을 읽어 해석하고, 단어는 외울 때까지 읽고 쓰기를 반복합니다.
"hesitate, regret 후회하다"
하루 평균 대여섯 시간씩 이렇게 공부한 게 꼬박 5년 남짓.
푸는 문제마다 거의 백점을 맞을 정도로 척척박사가 돼 갑니다.
[장옥순/85세]
공부를 젊을 때 못해서 공부가 하고 싶어서 했어요. 못 배운 거 알게 되고 하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한국전쟁 직전 초등학교를 마친 뒤 65년 만에 다시 학업에 뛰어든 올해 85살 장옥순 할머니입니다.
동네 복지관 권유로 공부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중학교 검정 고시를 통과했고, 또 3년여 만인 지난달 고교 검정고시도 통과해 올해 1회차 시험에서 전국 최고령 합격자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한 해 두 차례인 고졸 검정고시는 2018년부터 낙방만 모두 6번.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복지관 수업도 중단돼 독학을 해야 했지만 좌절과 포기는 없었습니다.
[장옥순/전국 최고령 합격]
"나도 나이가 이렇게 많아도 하면 돼. 낙심하지 말고 노력을 하면 된다고. 그러니까 (다른 분들도)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배움의 즐거움에 빠진 할머니는 신학이나 복지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며 대학의 문을 두드리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
(영상취재: 김경호(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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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심충만
수학과 씨름한 연습장 수천 장…85살 장옥순 할머니의 도전
수학과 씨름한 연습장 수천 장…85살 장옥순 할머니의 도전
입력
2021-05-11 20:56
|
수정 2021-05-1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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