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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도 몰랐던 20일 만의 사과…"받아들일 수 없다"

유족도 몰랐던 20일 만의 사과…"받아들일 수 없다"
입력 2021-05-12 20:11 | 수정 2021-05-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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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300kg에 달하는 쇳덩이에 짓눌려 숨진 고 이선호 씨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 만에 원청 기업 동방이 평택항에서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를 한다고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고, 정작 유족에게는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평택항의 한 건물 앞에서 동방 관계자 20여 명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고 사과했습니다.

    고 이선호 씨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 만입니다.

    [성경민/원청 '동방' 대표이사]
    "컨테이너 작업을 하면서 안전관리에 소홀하였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고 필요한 모든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보상을 논하는 게 결례인 줄 알지만 유족들과 문제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동방은 사과문 발표 일정을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은 정작 자신들도 모르게 누구를 위해 발표한 사과문이냐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순서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죠. 저한테는 아무런 사과도 없고, 사죄도 없고. 하나의 보여주기 식입니다. 보여주기 식."

    故 이선호 씨는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정리 작업을 하다 무게 300kg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습니다.

    평택항을 방문한 여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진 이선호 씨의 아버지는 감정에 북받친 모습이었습니다.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도대체 4년 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얼마나 더 죽이려고 이러십니까."

    간담회에서는 평택항을 관리하는 해양수산청과 해양수산부 공무원에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특히 해양수산청은 사고 발생 초기 300kg 달하는 부품이 바람 때문에 접히면서 이 씨를 쳤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재훈/故 이선호 씨 아버지]
    "사람이 죽었잖습니까. 현장에 한 번 구경이라도 갔다 와서 이게 바람에 넘어가는 건지, 발로 걷어차서 넘어가는지 한 번 확인을 해보고 상급기관에다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유가족은 또,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안전관리자와 수신호 담당자도 없었다며 위험을 방치한 공무원들의 잘못도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원청과 하청업체 관계자를 조사했지만, 아직도 누구의 잘못인지 가려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양동암, 이성재 / 영상편집: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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