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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계엄군 투입 직전 평화롭던 광주…41년 전 외침

[단독] 계엄군 투입 직전 평화롭던 광주…41년 전 외침
입력 2021-05-13 20:06 | 수정 2021-05-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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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이 권력 장악을 노렸던 1980년.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 퍼졌습니다.

    5월 18일 피의 일요일이 닥치기 직전 광주에선, 5월 14일부터 사흘 동안 민족민주화성회가 평화적으로 열렸습니다.

    "계엄 해제! 계엄 해제! 전두환은 물러가라. 좋다, 좋다."

    이 육성은 테이프 2개에 2시간 분량으로 녹음된 당시 광주의 생생한 목소리입니다.

    41년 만에 이 자료를 발굴해낸 홍진선 PD가 단독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1980년 5월 14일.

    5·18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민족민주화성회'가 시작됐습니다.

    "계엄 해제! 계엄 해제! 전두환은 물러가라. 좋다, 좋다."

    광주의 옛 전남도청 앞에는 10만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계엄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이들 앞에, 박관현 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섰습니다.

    2년 뒤, 단식 투쟁 끝에 목숨을 내던졌던 박관현 열사의 살아 있는 연설이 터져 나옵니다.

    [박관현/전남대 총학생회장(1980년 5월 14일)]
    "민주화 시대를 맞이하여서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대세를 그르칠 수 없어 다 같이 동참하자고 한 데 대해서 누가 반대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여러분."

    전두환 신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거칠지만 강렬한 그의 음성은… 결연했습니다.

    [박관현/전남대 총학생회장(1980년 5월 14일)]
    "우리는 유신 잔당의 국민주권 찬탈 음모를 분쇄하고자 우리 대학인의 민주역량을 총 집결하여 반민주 반민족 세력과의 성전을 엄숙히 선포한다."

    시민들도 한 목소리로 호응합니다.

    [박관현/전남대 총학생회장(1980년 5월 14일)]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저지될 때는 <저지될 때는>, 온몸으로 <온몸으로> 투쟁할 것을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결의한다.>"

    단호했지만, 평화로웠던 집회…

    그때까지, 광주에 핏빛 비극이 임박했다는 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광주시민(1980년 5월 14일)]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생각하요. <대학생들 아니면 누가 하것오? 학생들이 (투쟁할 것은) 해야지.>"

    5월 18일, 계엄군의 잔인한 진압이 시작되기 며칠 전, 테이프 2개에 2시간 분량으로 녹음된 이 사료는 당시 광주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
    "80년 당시에 시민들이 왜 투쟁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저 목소리들은…"

    이 육성은 당시 전남대 방송국의 학생 기자가 녹음했고, 40여 년이 지난 뒤에야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조규백/당시 학생기자]
    "제가 군대 가기 전에 (누군가에게) 맡겼고, 그 후 행방이 묘연해졌고, 한 친구가 소지하고 있다가 이것을 반드시 찾아줘야겠다 해서 지난 5월 5일 날 직접 가서 받아 왔습니다."

    4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흡한 5·18 진상 규명.

    세상에 다시 나온 육성 테이프가 남겨진 과제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말해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홍진선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욱(광주) 사진제공: 나경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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