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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후 "의사소통 어렵다"‥밥도 잘 안 줬나?

입양 후 "의사소통 어렵다"‥밥도 잘 안 줬나?
입력 2021-05-13 20:13 | 수정 2021-05-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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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두 살 배기 입양아를 학대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트린 양 아버지.

    이를 방임한 양모는 사회 복지사 출신에 아이들을 위한 그룹 홈까지 운영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줬는데요.

    그런데 폭행뿐 아니라 영양실조가 의심되는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입양전 양부의 심리 평가서엔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고, 양육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 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민영이의 입양을 주선했던 기관의 입양 전 가정조사 보고서.

    양부모는 "상처받은 아동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입양을 굳혔다"고 입양 이유를 밝혔습니다.

    "아이가 가정에 편안하게 적응하도록 천천히 도와주고 기다리겠다"고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입양 전 양아버지 서 모 씨의 심리평가서에는 "화가 나더라도 분노감을 행동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써 있습니다.

    실제보다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애써 강조하고,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종합적으론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은 욕구가 크고, 입양에 불손한 의도는 없어 보인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보고서 등을 근거로 법원은 입양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입양 뒤 실시된 가정조사에선 양부모는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적응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해 마음이 무거워졌다"거나, "감정표현이 말로 되지 않아 아이의 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조사서에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감정기복이 심해 어떻게 지도할지 고민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현장 방문이 아닌 전화와 이메일 조사에서 나온 말인데, 당시 입양기관 측의 대응은 아동의 개월 수에 따른 심리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 책자를 안내하는 데 그쳤습니다.

    입양 가정 조사서엔 몸무게도 기재돼 있습니다.

    입양 전 몸무게는 9.9kg.

    입양 뒤 지난달까지만해도 12kg까지 꾸준히 늘었습니다.

    민영이가 먹는 것을 좋아하고 성장에 별 이상이 없다고도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실려온 민영이의 몸무게는 11kg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말라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이 정도로 몸무게가 줄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몸무게가) 줄어드는 건 분명하게 어떤 사건이 있었던 거죠. 영양 공급이 제대로 안 됐던. 굉장히 적은 몸무게예요. 1백 명 중에 끝에서 다섯번째 여섯번째."

    민영이가 처음 발견됐던 베이비박스엔 "정말 미안하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생모의 쪽지가 놓여있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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