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검이 진상 조사에 착수를 했고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문서를 유출했는지 그 실체에 따라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검찰 담당하는 임현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임 기자, 가장 먼저 기본적으로 이 공소장이라는 게 어떤 문서인지부터 설명을 해 주시죠.
◀ 기자 ▶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범죄 혐의가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이러이러한 죄를 지은 사람이니 처벌해 달라'며 검사가 법원에 제출하는 공문서입니다.
따라서 공소장에 담긴 내용은 증거와 진술의 사실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검찰 일방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그렇다 보니 공소장 내용이 외부로 알려지면 재판 전부터 피고인이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문제가 늘 지적돼 왔습니다.
규정상 공판이 시작돼야 공소장이 공개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이성윤 지검장이 재판에 넘겨지자마자 내용이 유출된 겁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이성윤 지검장이 받아보기도 전에 언론에 먼저 유출이 됐고 이게 대대적으로 보도가됐어요.
하루밤 사이에.
유출 경위 추적이 가능하겠죠.
◀ 기자 ▶
네, 검찰 관계자들만 접속이 가능한 내부전산망이죠, '수사정보검색' 시스템이 유출 경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공소장을 비롯해 각종 수사 자료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쉽게 내려받을 수 있는데요.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수사하거나 공소장을 쓸 때 참고하라고 정보를 공유하는 건데, 여기 올라간 이 지검장 공소 내용 파일을 누군가 빼돌린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사건이 재판부에 배당됐으니까, 아마 당사자인 이 지검장에게는 이제야 송달 절차가 시작될 겁니다.
◀ 앵커 ▶
유출자가 누구이고 이게 왜 유출했는지가 밝혀지면 형사 처벌까지도 가능한 겁니까?
◀ 기자 ▶
네, 가능합니다.
파문이 커지자 대검 감찰부가 곧바로 진상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수사팀 관계자인지, 아니면 제3자가 유출했는 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 내부망에서 유출된 게 맞다면 로그 기록 확인 등을 통해 문건에 접근하거나 내려받은 사람을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수사팀이든 제3자이든 수사 공정성을 해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징계를 넘어 수사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제 진상조사가 대검의 공식 감찰로 바뀔 가능성이 높죠, 그렇게 되면 징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요.
형법상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수사를 거쳐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 앵커 ▶
사실 저희도 이제 어제 이거를 뒤늦게 확인을 하고 일부 내용을 보도를 했고 또 그래서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 공소장의 내용을 두고서 말들이 많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성윤 지검장의 공소장인데 이 지검장하고 관련도 없는 이들의 혐의가 등장한단 말이죠.
◀ 기자 ▶
네, 공소장 내용이 알려진 문제의 문건에는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이성윤 지검장 외에, 어제 공수처로 넘겨진 당시 검찰과 법무부 간부 3명이 나오고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광철 현 비서관, 박상기 전 법무장관까지 등장하는데요.
사실 이들은 공소장의 당사자인 이 지검장의 혐의와는 직접적 관계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조국 전 수석은 어제 보도들이 나온 직후, 그런 내용조차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죠.
이 지검장 개인의 혐의를 넘어 검찰이 의심한다는 주변 정황을 최대한 적시한 걸로 보이는데요.
당시 수사 무마를 위한 외압에 청와대 윗선까지 개입했다는 걸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비판이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파문은 한마디로, 피고인 당사자와 무관한 정황들까지 적힌 공소장 내용이, 신속하게 유출된 건데요.
검찰의 고질적인 수사 관행과 폐단을 언제까지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 앵커 ▶
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인권 사법팀 임현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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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임현주
검찰의 고질병 '악의적 유출'…장단 맞춘 언론
검찰의 고질병 '악의적 유출'…장단 맞춘 언론
입력
2021-05-14 19:57
|
수정 2021-05-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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