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고용 당국이 20대 청년 고 이선호 씨가 숨진 평택항의 노동 실태를 감독한 건 2019년, 2년 전이었습니다.
그 다음이 바로 이 군이 숨지고 나흘 뒤 부랴 부랴 현장에 나와서 무더기로 적발을 했습니다.
이 기간, 당국이 사실상 방치해 두었던 노동 현장은 노동 자의 안전을 방치하고 있던 겁니다.
임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3백kg 컨테이너 벽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 씨.
낡은 시설의 부실 관리, 불법 하청, 안전 수칙 위반 등이 원인이었고, 그래서 막을 수 있는 인재였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고용노동부가 평택항에 대해 현장 감독을 실시한 건 지난 5년 동안 3차례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6년과 2017년, 마지막이 2019년이었습니다.
이번 사고가 나기까지 약 2년 동안 한번도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노동부는 사고가 잦은 건설업이나 제조업 쪽으로 감독 업무가 치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사고가 많이 나는 업종 위주로 관리를 하다보니까 항만은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사고는) 건설업이 제일 많아요. 건설업과 제조업."
지난해 건설업과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재해자는 각각 2만7천여 명과 2만9천여 명.
10년간 발생한 항만 사고 부상자 보다 20배 정도 많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항만사업장의 경우 사망 등의 중대재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국회에선 이른바 '항만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항만 안전 강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과 별개로 항만안전점검관을 도입하자는 내용인데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선호 씨가 숨진 지난 22일에도 논의가 이뤄졌지만 안전 감독 인원 15명을 늘릴 수 없다는 의견 때문에 논의가 중단됐습니다.
더불어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무슨 인원이 모자라냐, 지방항만청 자체 인력으로 해결하라"며 반대했습니다.
이 법안은 항만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작년 2월에도 발의됐는데 20대 국회가 끝나 논의도 못한 채 폐기됐습니다.
이러는 사이 선호 씨는 안전관리자도 없는 항만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한권/분향소 추모객]
"별 관리감독이 없으니까 저런 젊은 친구가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당했더라고요. 마음 한편으로 아프고, 왜 우리나라가 꼭 이렇게 노동자들이 홀로 죽어야되는지…"
오늘 평택역 광장에는 시민분향소가 마련돼 故 이선호씨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MBC뉴스 임상재입니다.
(영상취재 : 최인규 / 영상편집 :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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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방송은 지난 5월 17일자 뉴스데스크, 5월 18일자 뉴스투데이 및 930 MBC뉴스 프로그램 "중대재해 많은 항만이지만…2년이나 감독 사각지대"라는 제목으로 국회에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과 별개로 항만안전검검관을 도입하지는 내용을 담은 항만 안전 강화 법안이 발의됐으나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맹성규 의원은 항만안전감독관 추진방식과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현장 일선에서 안전을 챙기는 인원을 확대하는 등의 실질적인 안전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일 뿐, 항만안전감독관 도입이나 인원충원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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