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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단장 온다고 '잔디 심기'…격리 병사도 '총출동'

[단독] 사단장 온다고 '잔디 심기'…격리 병사도 '총출동'
입력 2021-05-18 20:06 | 수정 2021-05-1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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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그런가 하면 육군의 한 부대 에서는 코로나 예방을 위해 격리 중이던 병사 수십 명을 부대 내 작업에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단장이 시찰을 온다면서 잔디를 심으라고 한 건데요.

    군이 뒤늦게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동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양주의 한 부대입니다.

    얼마 전 부대 내 작전 도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도로 주변 경사면에 장병들을 동원해 잔디를 심었습니다.

    [8사단 00부대 관계자]
    "비가 많이 오거나 물이 넘치면 토사가 쓸려 내려올 수 있잖아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전투진지 공사 때 '떼(야생 잔디)' 작업을 실시한 겁니다."

    당시 부대 측은 휴가에서 복귀해 격리 중이던 병사들까지 작업에 전원 투입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주일간 매일 작업에 투입된 격리 병사는 40여 명.

    휴가를 다녀온 장병들은 2주 격리하도록 하는 국방부 지침을 어긴 겁니다.

    심지어 땡볕에서 일하며 마스크도 제대로 안 썼고, 일부 간부들과 격리 병사들이 한데 뒤섞여 작업했습니다.

    병사들은 당시 간부들이 "사단장이 곧 부대를 방문하는데, 작업을 빨리 끝내려면 격리자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한 간부는 "잔디 씨앗을 사다 놨는데, 그걸 심으면 사단장이 올 때까지 안 자라기 때문에 이미 자란 잔디를 옮겨 심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사단장은 오지 않았습니다.

    해당 부대는 격리자 동원은 육군 지침에 따른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알고 보니, 국방부 수칙과 별개로 육군만 병력이 부족하단 이유로 "격리자도 제한적으로 부대 지원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별도 지침을 만들었던 겁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상담팀장]
    "분리를 하는 목적 자체를 지금 어긋나버린 거잖아요. (육군만) 지침들을 기형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감염 예방의 목적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취재가 시작되자 군은 뒤늦게 진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최근 철원 육군 부대에서 격리 병사를 포함해 27명이 집단 감염되는 등 그동안 군에선 890여 명이 확진됐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영상편집 :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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