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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고소장에 적힌 내 이름…알고 보니 우리 교수님이?

[제보는 MBC] 고소장에 적힌 내 이름…알고 보니 우리 교수님이?
입력 2021-05-18 20:24 | 수정 2021-05-1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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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한 국립대 무용학과의 교수가 제자들의 명의를 도용해서 무용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아예 소송 자체를 몰랐다는 제자의 이름까지 포함돼 있는데요.

    마침 해당 교수는 무용 협회 이사장 출마를 준비하던 중이었는데 소송은 제자들이 알아서 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국 무용협회에 난데없이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고소인은 얼마전 신입 회원이 된 한 국립대 무용과 출신 학생들.

    이사장을 뽑는 총회에 선거권을 달라며 협회를 고소한 겁니다.

    [이성희/한국무용협회 사무국장]
    "최소한 회원으로서 1년을 활동해야 선거권이 주어져요. 소장이 날아올 거란 생각을 못 했으니까 저도 조금 당황을 하긴 했죠."

    그런데 정작 해당 학생은 고소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A 씨]
    "(제가 선임한) 변호인이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제가 충격을 먹었거든요. (로펌) 사무실도 모르고, 변호사가 누군지도 몰랐고 만난 적도 없었거든요."

    알고보니 '무용협회' 가입을 권유했던 교수가 벌인 일이었습니다.

    협회 이사장으로 출마해 한 표라도 더 받으려고 제자들을 회원에 가입시키고 명의를 도용해 선거권 소송까지 한 겁니다.

    아예 선거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까지 냈는데, 이 소송도 제자 3명의 명의로 냈습니다.

    한 학생은 원치 않은 소송이었지만 교수라 어쩔 수 없었다고 했고, 다른 제자는 곧바로 변호사에게 전화해 "소송을 취하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교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A 씨]
    "다짜고짜 화를 내시면서 '별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고, '나 한번만 도와주면 안되겠냐' 화를 내셨는데 저는 좀 황당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하고도 해당 교수는 지난 1월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OO대학 무용학과 교수(교수 개인 SNS)]
    "사실 제가 무용협회 이사장 후보로 출마하여 무용계를 위해 봉사하고자 하였으나 입후보하지 못하였습니다."

    1년 치 회비 3만 6천 원을 미납해 입후보 자체가 불가능했던 겁니다.

    이 교수는 MBC와의 통화에서 "제자들에게 고소하라고 권유한 건 맞지만 스스로 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이나 무고로 걸 예정이니 누가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하는지 찍어달라"고 거듭 되물었습니다.

    한국무용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교수를 상대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법적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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