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 먹다 남은 밥과 반찬을 믹서기로 갈아서 어른신들 식사로 제공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습니다.
평소 식사 양도 턱없이 적었고, 심지어 상한 음식을 주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보호자 들은 개밥도 이렇게 주진 않는다면서 분노했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천에 있는 한 요양원의 급식 사진입니다.
밥 그릇엔 죽처럼 보이는 음식이 담겨 있고 유부와 무를 넣어 끓인 멀건 국이 전부입니다.
죽처럼 보이는 음식은 믹서기로 여러 가지를 갈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 직원 A씨]
"작년 한 7,8월부터 그렇게 했어요. 여기는 아예 그냥 갈아서 주식으로 나가는 거죠. 인지(능력)가 없으니까 (상당수 할머니들에게) 이렇게 갈아드리는 거예요. <치아의 문제가 아니에요.>"
원장은 먹다 남은 음식을 함께 갈아 넣으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전 직원 B씨, A씨]
"<같이 갈아서 드리라고. 지금도 냉장고에 있어요.> (원장이) 자기가 집에서 먹던 거 우리가 봐도 아 저거 안 되는데 싶은데 얼른 넣어서 얼른 갈아버려요."
다른 할머니들의 식단도 부실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물과 김치 몇 조각에, 미트볼 1조각이 전부입니다.
[전 직원 A씨]
"오줌을 많이 싸고 기저귀 많이 나가니까 (물도) 많이 못 드리게 하고. 음식도 많이 준다고 오래 사는 거 아니라고"
이 요양원이 급식업체에 주문한 내역입니다.
할머니는 9명인데 주문한 식사는 점심·저녁 4인분씩만 시켰습니다.
아침 식사는 아예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8인분 식사로 요양원 할머니 9명과 직원 2명까지 모두 11명이 세끼에 나눠 먹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상한 음식을 주기도 했습니다.
[전 직원 B씨]
"오래되면 당연히 상하잖아요. (콩나물이) 다 썩었어요. 그걸 풀어서 씻으라 하더라고. 아침에 (믹서기로) 밥 갈 때 국이 모자라면 그거 넣어서 갈으라고."
그러고도 보호자들에게는 매달 22만 원씩 꼬박꼬박 급식비를 받았습니다.
코로나로 면회를 못 가다 보니 보호자는 이런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습니다.
[보호자]
"그때부터 잠을 못 자는 거죠. 엄청 죄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어머니한테. 반찬을 다 혼합시켜 갈아서. 그게 뭐냐고요. 개도 그렇게 주면 안 먹어요."
요양원 원장은 음식을 갈아서 준 건 치아가 안 좋은 할머니들을 위해서고, 음식을 적게 준 건 보호자 식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집에서 가져온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할머니들에게 준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양원 원장]
"유통기간이 지난 부분에 대해서는 식용유(인데) 그리고 우리는 음식을 선생님들 해먹으려고 하는 거지 어르신들 해먹으려고 하지는 않아요."
보다 못한 직원이 구청에 신고했습니다.
구청이 단속을 나가 봤더니 유통기한이 2~3년 지난 고추장과 음료수도 발견됐습니다.
구청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이 노인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하려 했지만 요양원은 지난주 폐업 신청을 해버렸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노성은, 윤병순/영상편집: 김재환,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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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혜인
[제보는 MBC] 먹다 남은 것까지 갈아 넣고…"개밥도 이렇게 안 준다"
[제보는 MBC] 먹다 남은 것까지 갈아 넣고…"개밥도 이렇게 안 준다"
입력
2021-05-19 20:06
|
수정 2021-05-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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