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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물 한 건에 1천만 원"…전·현직의 은밀한 상부상조

[단독] "건물 한 건에 1천만 원"…전·현직의 은밀한 상부상조
입력 2021-05-20 19:57 | 수정 2021-05-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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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주택을 지어도 분양하고 임대해서 무조건 수익을 낸다는 보장이 없다 보니 LH가 좋은 값에 통째로 사준다면 서로 팔려고 할 겁니다.

    그렇다 보니 지역별로 사업권 다툼까지 있는데 "이 구역은 내 거"라는 식이죠.

    그리고 여기에는 LH 전·현직 사이 은밀하고 돈이 얽힌 정보망이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노경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LH에 건물을 지어 팔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합니다.

    분양이나 임대 걱정 안 해도 되고, 짓기만 하면 LH가 사주기 때문입니다.

    이 사업에 뛰어든 경남의 한 건축업자.

    [건축업자]
    "아주 쉽게 벌죠. 한 1억에서 2억 정도는 남죠. 한 건물당. 그러니까 쉽게 따져서 한 5개를 짓는 거야."

    하지만 곧 벽에 부딪혔습니다.

    LH 퇴직자 김 모 씨가 찾아오더니, 이 사업은 자기 것이라며 손 떼라고 했다고 합니다.

    [건축업자]
    "'내가 사실은 LH 본부장 출신이다. 부장 출신인데, 내가 사실은 LH를 다했는데 근데 왜 네가 거기서 들어와서 쑤시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 씨도 만난 사실은 시인했습니다.

    [김OO/LH 전직 부장]
    "그 사람이 한다고 하더라고. 그 사람하고 한 번 만나보니."

    이 건축업자는 LH 내부에 끈이 없으면, 이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건축업자]
    "LH는 자기네 스폰서야 스폰서. 한마디로요. 건축업자들은 기다리고 있는 거죠. 왜냐. 쉽게 따져서 없는 것도 만들어주잖아요."

    실제로 LH에 매입 임대주택을 팔려면, 반드시 LH 퇴직자 출신 중개 브로커를 통해야 한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중개업자]
    "LH에서 LH 퇴임한 직원, 옛날 직원을 소개를 한 거야. '그분을 통해서 하쇼.' 수수료만 3억이 나갔어요."

    이 중개업자는 LH의 막강한 힘 때문에, 자기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중개업자]
    "공개 경쟁입찰이 아니고 LH 내부에서 내부적으로 평가를 해서 사는 거기 때문에… 퇴직자가 어떤 자격도 없이 정보를…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아닙니까."

    또 다른 건축업자의 증언은 더 구체적입니다.

    건축업자는 MBC와 인터뷰에서 "LH 직원이 지역과 면적 같은 중요한 매입조건을, 중개업자에게 미리 몰래 알려준다"고 증언했습니다.

    매입조건을 미리 알면, 그 조건에 꼭 맞는 건물을 지어, 곧바로 LH에 팔아넘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중개업자는 내부정보를 알려준 댓가로 LH 담당자에게 건물 가격의 0.4%를 현금으로 준다고 했습니다.

    25억 원 짜리 건물이면, 1천만 원이 뒷돈이라는 겁니다.

    MBC 뉴스 노경진입니다.

    (영상취재: 강재훈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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