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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옥상 대피' 성공해도…문 열면 비탈 지붕에 낭떠러지

[집중취재M] '옥상 대피' 성공해도…문 열면 비탈 지붕에 낭떠러지
입력 2021-05-20 20:13 | 수정 2021-05-2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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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아파트에서 불이 났을 때 대피를 하는 옥상, 하지만 막상 올라가 보면 맨 꼭대기 층이 옥상이 아닌 곳들이 많고, 또 출구조차 찾기 어렵게 돼 있다는 실태를 어제 보도해 드렸죠.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아파트엔 옥상이 다 있는 건지, 옥상이 있다고 해도 대피할 만한 공간이 있는지 확인을 해 봤습니다.

    실제로 열 곳 중에 한 곳은 대피 공간이 없었고요, 대피가 가능할까 싶을 만큼 위험해 보이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먼저 백승우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옥상으로 나가는 길입니다.

    '비상출입구'라고 적힌 철문을 열자 경사가 가파른 지붕이 나옵니다.

    화재시 대피공간은 지붕 끝 녹색 방수 페인트칠해진 곳.

    문에서 6~7m 거리입니다.

    대피 공간으로 가려고 지붕에 부착된 철제 사다리를 밟자 출렁거립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무너질 수 있어서. <아, 무너질 수 있어요?> 네, 깨질 수 있어요. 여기 지붕이 오래된 거라."

    힘들게 지붕을 타고 내려와도 대피공간이 좁은 데다 난간도 없습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밖은 이제 (18층) 낭떠러지예요, 낭떠러지. 최악의 순간에는 이용할 수 있지만…"

    근처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똑같습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여기 걸터앉거나 여기서 구조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옥상 문을 열면 지붕 아래 내부라서 추락 걱정은 없지만 밀폐된 공간이어서 연기에 취약합니다.

    [B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여기 들어와 봐야 더 죽어. 더 피해가 커. 지금도 열이 이렇게, 공기가 안 통해서 후끈후끈한데…"

    옥상까지 가기가 너무 험난해 대피가 가능할까 싶은 아파트도 있습니다.

    철제 사다리를 밟고 올라간 다음 허리를 구부린 채 배관을 타고 넘은 뒤, 겨우 성인 몸집만 한 구멍을 비집고 나가야 합니다.

    [김재삼/아파트 주민]
    "기어나가다가 다 죽는다니까. 막 뛰어가도 연기가 더 빨리 갈 건데…"

    옥상이 있다 해도 대피공간이 없는 곳도 많습니다.

    이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기계실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옥상으로 드나든다지만 관리용이지 대피용이 아닙니다.

    [C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지붕이라고 보시면 돼요. 옥상으로는 대피할 수 없어요. 무조건 다 내려와야 해요. 지상으로."

    경기도가 최근 도내 옥상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옥상에 대피공간이 없는 아파트나 기숙사는 전체 5천900여 곳 가운데 600여 곳, 10곳 가운데 1곳꼴이었습니다.

    이런 아파트라면 지상 대피가 원칙이고 그게 힘들면 집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합니다.

    [박광석 교수/중앙소방학교]
    "119에 신고하셔서 본인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문틈이나 이런 곳을 막아서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야 합니다."

    또 옥상에 대피공간이 있어도 난간이 없어 추락 위험이 큰 곳도 900곳이 넘어 아파트별로 미리 대피법과 주의점을 익혀둬야 합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정지영)

    ▷ 우리 아파트 옥상은 안전한지 확인해볼까요?
    http://fire.assembly-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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