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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전등 못 받아서 어둠 속 추락"…3년 새 12명 사망

[단독] "손전등 못 받아서 어둠 속 추락"…3년 새 12명 사망
입력 2021-05-25 20:06 | 수정 2021-05-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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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부산항에서 3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진 사고.

    당연히 있어야 할 안전 관리자도, 별도의 안전 교육도 없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 드렸죠.

    부산항에선 이번 사고를 포함해서 최근 3년여 동안 모두 열두 명의 노동자가 숨졌고, 작업 도중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경우도 300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가 앞선 사망 사고들에 대한 고용 노동부의 조사 보고서 전체를 입수해서 분석해 봤더니, 안전 장비 부족과 안전에 대한 교육 부실로 발생한 사고가 많았습니다.

    최경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항에 설치된 높이 33미터짜리 대형 크레인.

    지난해 10월, 크레인 꼭대기에서 LED 조명을 설치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습니다.

    폭 50센티미터, 조명도 희미해 어두운 통로를 혼자 걸어가다 발을 헛디딘 겁니다.

    이 노동자에겐 작은 손전등 하나 없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 의견서'.

    '사망자는 보조 작업을 수행했는데, 작업 도구를 가져오기 위해 손전등 없이 외부로 이동했다'고 돼 있습니다.

    또 '손전등은 작업자 2인 중 1인에게만 지급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보조 역할을 맡은 일용직 노동자에겐 손전등이 지급되지 않았던 겁니다.

    [김형진/부산항운노조 기획부장]
    "안전에 대한 투자를 좀 해달라고 운영사측에 꾸준히 요청을 하고 있었는데 피부로 체감할 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20대 검수원이 컨테이너 사이에 끼어있습니다.

    컨테이너의 봉인번호를 확인하던 중이었는데 반대쪽에서 중장비가 밀어내는 컨테이너를 피하지 못해 그대로 끼었고, 결국 숨졌습니다.

    조사 결과 당시 중장비 운전자는 무자격자였고, 컨테이너와의 충돌을 피할 방법도 교육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3년여 동안 부산항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11건에 대한 정부 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안전장비 부족과 교육 부실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았고, 기계 오작동이 뒤를 이었습니다.

    [김명렬/부산항운노조 쟁의부장]
    "노후 하역 장비들이 많습니다. 컨테이너, 크레인 같은 경우는 20년 이상 사용한 게 정말 많습니다."

    부산항운노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경상까지 포함한 재해 사고는 300건에 달합니다.

    대부분 하청업체 책임 아래 발생한 사고여서, 해양수산부가 직접 항만 안전 점검을 담당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1년이 다 되도록 국회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최경재입니다.

    (영상편집 : 우상호/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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