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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 들여 사들이고도 8개월째 '빈집'…방만한 '매입 임대'

[단독] 돈 들여 사들이고도 8개월째 '빈집'…방만한 '매입 임대'
입력 2021-05-25 20:52 | 수정 2021-05-2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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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 토지 주택 공사, LH의 매입 임대주택 사업의 비리 의혹을 지난주 전해 드렸죠.

    LH가 집을 사들여서 청년과 신혼 부부같은 서민들에게 빌려주는 사업인데요.

    저희가 임대 실태를 점검해 봤더니, 잔뜩 사들이기만 하고 그냥 비워둔 집이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다세대주택 단지.

    6층짜리 건물 5개에 100세대가 넘습니다.

    모두 새 건물입니다.

    지난해 5월부터 9월 사이에 완공됐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그냥 빈집입니다.

    [마을 주민]
    "비워진 지가 한 1년 정도 더 된 것 같아요. 아무튼, 분양이 안 되는지 사람이 안 살아요."

    집주인은 LH입니다.

    LH는 서민들에게 싼 값에 빌려주는 '매입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이 건물들을 사들였습니다.

    모두 270억 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입주자 모집 공고도 안 했습니다.

    거액을 들여 건물들을 사들이기만 하고, 정작 임대는 안 하고 있는 겁니다.

    [빌라 인근 부동산 중개인]
    "입주하고 싶어 가지고 문의는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하는데 거기서(LH에서) 뭘 한다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LH는 전국의 매임임대 주택을 한꺼번에 모아, 분기에 한 번씩 임대 공고를 내느라, 그 사이에 생긴 빈집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운영 부실을 인정하고,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대 공고를 냈는데도 비어있는 집들도 수두룩합니다.

    LH가 사들인 집들 가운데, 아직 세입자를 못 찾아 그냥 비어 있는 집이 4,500채가 넘습니다.

    교통이 불편하거나, 반지하라, 임대료가 싸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매입임대 사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 SH도 하고 있는데, 여기는 더 심각합니다.

    작년말 기준 4천7백 채가 그냥 비어 있습니다.

    SH가 사들인 매입임대 주택 4채 중 1채입니다.

    잔뜩 사들이기만 하고, 정작 임대는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겁니다.

    심지어 담보로 잡힌 건물을 업자에게 100억 원이나 주고 샀다가, 2년 동안 그대로 방치한 곳도 있습니다.

    [김성달/경제정의실천연합 국장]
    "수요를 제대로 파악해서 해당의 지역에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사주고 싶은 지역 중심으로 사다보면 그런 경우는 공실이 날 수밖에 없는 거죠."

    노형욱 국토부장관은 오늘 취임 첫 현장 일정으로 청년 매입임대 주택을 찾아가 "끊어진 주거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LH가 올해 매입임대 사업에 쓰기로 한 돈은 10조 원입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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