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보유세 폭탄" 경제지, 그들이 캘리포니아로 간 까닭은?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최근 한 경제지 기사 제목입니다.

"20년 거주한 집 보유세…서울이 미국의 2배"

20억원대 집을 20년 넘게 갖고 있는 집주인을 비교해보니, 지난해 미국에서 낸 보유세가 한국의 절반밖에 안 된다는 내용인데요.

미국 보유세가 정말 우리보다 이렇게 싼 지, 검증해보겠습니다.

기사에서 미국을 대표해 보유세의 사례로 든 지역은 캘리포니아입니다.

또다른 경제지도 보유세 얘기를 할 때면 캘리포니아를 얘기합니다.

미국은 주마다 보유세가 다 다른데, 캘리포니아의 경우 보유세는 현재 시가가 아니라, '집을 샀을 때 가격' 즉 취득가를 기준으로 부과합니다.

따라서 과거 5억원에 집을 샀다면, 지금 집값이 20억원으로 올랐더라도 보유세는 5억원에 대해서만 내는 겁니다.

따라서, 신문 사례처럼 20년씩 갖고 있으면 보유세 측면에서 매우 유리해지는 곳이 캘리포니아입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는 보유세율이 0.74%로, 전체 51개주 가운데 35위 수준으로 낮은 곳인데요.

보유세율 1위인 뉴저지주의 경우 해마다 내는 보유세가 2.21%에 달합니다.

이번에는요. 신문이 예로 든 집, 즉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부촌 팔로알토에서 20년간 주인이 안 바뀌었으면서, 지난해 보유세를 4백만원 정도 낸 20억원대 집.

저희가 이 집과 최대한 비슷한 실제 사례를 찾아봤는데요.

이 지역에서 98년도에 우리돈 4억 7천만원에 거래된 집이 20년간 주인이 안 바뀐 결과 보유세가 4백만원이 조금 안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20년씩 안 팔고 갖고 있는 집, 캘리포니아에 많을까요?

현지 조사에 따르면, 기사에 거론된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의 평균 주택 소유 기간은 10.7년이었고요.

2009년 같은 조사 때는, 평균 주택 보유 기간이 5년 정도 밖에 안 됐습니다.

따라서 기사는, 미국의 주들 가운데, 최근 집값이 급등했으면서도 세율은 낮고, 또 보유세를 취득가 기준으로 매기는 지역을 골라서 이 가운데서도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는 20년 넘게 주택을 소유한 경우를 상정해 한-미간 보유세를 비교한 겁니다.

[이우진/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은 주마다 다르니까…그런데 대부분의 주는 실거래가로 (보유세) 평가를 하죠. (보유세 중과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특정한 하나의 사례를 가지고 자꾸 끄집어 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미국 다른 주들의 보유세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달 뉴욕타임스가 한 부동산 중개업체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걸 보면, 보유세율 1위인 뉴저지주.

이 곳의 집값 중간값은 우리돈 3억 7천여만 원, 보유세는 1년에 935만 원이었습니다.

수도 워싱턴은, 보유세율 0.56%로 캘리포니아보다도 낮은데, 집값의 딱 중간인 6억 7천만원 짜리 집에 대한 보유세가 375만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유세율이 0.28%로 미국에서 가장 낮은 하와이주.

집값 중간은 6억 9천만원인데 보유세는 190만원이었습니다.

미국 전체 가구의 평균 연간 보유세는 약 280만 원입니다.

서울의 중간인 9억 5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100만원 가량 내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우리보다 보유세가 낮은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알고보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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