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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받지 못한 집단 성폭행…반성, 합의해서 감형?

용서 받지 못한 집단 성폭행…반성, 합의해서 감형?
입력 2021-05-26 20:27 | 수정 2021-05-2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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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2년 전, 인천의 한 중학교 남학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알려진 뒤 40만 명 넘게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중형이 가능하다고 답변했지만 최근 2심은 징역 3년에서 5년 형으로 형량이 줄었습니다.

    "가해자들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이유인데 피해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다시 분노하고 있습니다.

    조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년 전 인천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

    14살 남학생 두 명이 같은 중학교 여학생을 한밤중에 불러내 술을 먹인 뒤 끌고 가, 돌아가며 성폭행했습니다.

    [가해 학생]
    "가위바위보 해서 (순서) 정하고, 얘가 이겨가지고…"

    정신을 잃은 피해자는 가해자들이 짐짝처럼 끌고 다녀 뇌진탕까지 입었지만, 가해자들은 범행 후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그 CCTV를 본 순간 피가 거꾸로 솟더라고요. 질질질 끌고 가면서 웃으면서… 그 악마의 모습을 봤다는 게…"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는 석 달 넘도록 진전이 없었고, 피해자 측은 또 한 번 좌절해야 했습니다.

    [김흥준/피해자 변호사]
    "아파트 CCTV 관리소에 경찰 두 분이 출동해서 핵심적인 증거들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해당 형사가 (영상이) 저장이 안 되었다고…"

    경찰이 실수로 녹화 버튼을 누르지 않아, 핵심 증거인 CCTV 영상이 사라진 겁니다.

    참다못한 어머니는 국민청원글을 올렸고, 40만 명 넘는 동의를 받아 청와대 답변까지 들었습니다.

    [강정수/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작년 5월)]
    "가해자들은 현재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측은 중벌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1심 판결은 징역 5~7년형과 4~6년형.

    소년범이어서 별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면 5년과 4년 뒤에 출소한단 뜻이었습니다.

    그나마 가해자 A군은 피해자 측에 사죄하고 합의도 했지만, B군은 달랐습니다.

    범행을 부인한 건 물론,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았고, 합의 역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B군은 사건의 진상을 물어보러 찾아온 피해자의 오빠를 감금과 강요죄로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고소 건은 무혐의 처분됐지만, 피해자 오빠는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등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우리 아들 같은 경우는 경찰서 불려다니고… 엄청 갔어요, 그 (맞고소) 일로. 어쩔 수 없이 자퇴를 하게 됐고…"

    그리고 최근 끝난 항소심.

    가해자들은 감형됐습니다.

    징역 3~4년형.. 3년만 형을 살면 나올 수 있게 된 겁니다.

    감형 사유는 "가해자가 어리고 반성하고 있다", 그리고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했다"는 것.

    B군이 성폭행 말고도, 절도 등 총 3가지 범행을 저질렀는데, 나머지 두 범행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가해자 B는) 술 먹고 돌아다니고 저희 아이 건드렸다고 자랑하고 다니고 (그랬는데), 말 같지도 않은 형량이… 제일 큰 죄를 저지른(당한) 피해자가 용서를 안 했는데…"

    도망치듯 이사하고, 딸이 자해를 시도하고, 옮긴 학교마저 자퇴하는 걸 지켜보다, 어머니는 한 번 더 국민청원글을 올렸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어리다고 이런 큰 범죄를 봐주는 이 법 자체가 저는 용납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고. 잠이 안 와요 정말. 너무 억울해서."

    하지만 애끓는 어머니의 마음과 달리 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고, B군만이 단기 3년형도 과하다며 상고했다가 언론 보도가 나자 취하서를 냈습니다.

    MBC 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권혁용 / 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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