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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공기관 장애인 고용 부담금…올해만 800억 원

정부·공공기관 장애인 고용 부담금…올해만 800억 원
입력 2021-05-26 20:37 | 수정 2021-05-2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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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채용하지 않으면 벌금처럼 '고용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공공기관의 경우 결국 모두 국민 세금으로 내는 건데, 이 돈이 한 해 8백억 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양윤경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청각장애인 이 모 씨는 직장을 구하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이 모 씨(청각장애인)]
    "채용 확률이 굉장히 적어요. (면접관에게) '한 번 더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질문을 했어요. 근데 저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아 됐습니다'… 모멸감을 느꼈죠"

    시각장애인 김 모 씨는 취업 생각을 접었습니다.

    [김 모 씨(시각장애인)]
    "(취업을) 시도하기가 쉽지가 않으니까. 자리가 안 나는 걸 잘 아니까."

    장애인들에게 그나마 희망은 정부·공공 부문.

    [문회원/서울장애인근로자지원센터 실장]
    "공무원이라는 주는 게 있잖아요. 메시지가. 상징성. 믿음이 있고 신뢰성이 있어서 그쪽을 너무너무 가고 싶어하죠."

    근로자가 50인 이상인 정부와 공공기관은 최소 3.4퍼센트를 장애인으로 뽑아야 합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을 권익위가 전수조사한 결과, 의무비율도 못채우는 정부 기관은 해마다 늘어 2019년엔 19퍼센트. 5곳 중 1곳에 달합니다.

    특히 공공기관은 더 심각해, 절반 가까이가 미달이었습니다.

    대신 '부담금'을 내며 매년 버텼는데, 부담금은 매년 불어나, 올해 납부액은 무려 8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됩니다.

    세금으로 받은 예산으로 장애인 고용 부담을 해결해 온 셈입니다.

    지난해 부담금 최고 기관은 서울대병원. 장애인은 절반만 채우고 무려 28억 가까운 부담금을 냈습니다.

    그런데 채용했다는 실적은 과연 진짜일까.

    한국전력 채용 공고를 들여다봤습니다.

    "체험형 인턴 모집" 공고가 수두룩합니다.

    3-4개월짜리 단기 '알바' 식 인력을 주로 채용하는 겁니다.

    실제로 한전은 채용실적은 거의 달성했지만 상당수를 단기 인턴으로 채웠습니다.

    특히 실적을 12월에만 보고하기 때문에 연말에 체험형 인턴을 뽑은 뒤 연초엔 내보내는 행태도 반복됩니다.

    [문회원/서울장애인근로자지원센터 실장]
    "일이 없는 거예요.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 있어요. (사업장에) 상담을 했더니, 그것만 해라… 그거(장애인 비율)를 채우기 위해 고용을 했고."

    권익위는 미달 공공기관의 명단 전체를 공개하도록 하고, 면피용 단기 채용을 막기 위해 월평균 고용인원을 보고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양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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