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윤상문 기잡니다.
연일 일터에서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경기도 연천군에서도 하천 준설작업을 하던 굴착기가 넘어져 50대 운전자가 숨졌는데요.
당시 군수까지 나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지만 연천군청은 이 문제로 연일 시끄럽습니다.
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건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6일, 경기도 연천군 차탄천.
거대한 굴착기가 물 속에서 넘어져 옆으로 고꾸라져 있습니다.
50대 굴착기 운전자는 물에 빠졌고, 사고 다음날 굴착기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강바닥에 설치된 '대전차 장애물' 때문이었습니다.
전차 같이 무거운 물체가 지나가면 빠지는 함정을 설치해놓은 겁니다.
이 대전차 장애물은 연천군청이 5년 전에 직접 설치한 시설입니다.
연천군에서 미리 말만 해줬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던 겁니다.
[이민중/공사업체 관계자]
"그런 거를, 공사할 당시에 연천군 공무원 관계자한테 어떤 누구한테도 듣지도 못했고."
그런데 군청 측은 사과는 커녕 오히려 노동자 과실로 몰아갔습니다.
운전자가 작업 구역을 벗어나 일을 했다는 겁니다.
업체측에는 유족과 합의를 서두르라고 노골적으로 종용했습니다.
그러면서 협박같은 압박까지 했습니다.
연천군 건설과장은 업체 관계자를 불러 "하루이틀 볼 건 아니잖냐 앞으로 10년, 20년 할 건데. 나중에 일 생기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연천군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언론 보도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연천군수는 결국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습니다.
이후 군수는 책임을 어떻게 지고 있을까.
유가족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했습니다.
[김철년/유가족]
"보상은 어떻게 된다는 등 이런 게 전혀 없어요. 연천군도 책임 회피하려고 "원청하고 해결해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연천 군청을 찾아가 봤습니다.
군청 정문 앞에서는 장송곡이 울려고 있었습니다.
지역 관련 단체들은 군청의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책임을 통감한다던 군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걸까.
군수는 부재중이라기에 비서실장에게 물었더니 경찰 조사를 통해 가려질 일이라며 이제와 말을 바꿉니다.
[연천군수 비서실장]
"형사 쪽에서 책임 소재를 가릴 건데, (사과는) 도의적으로 사망 사고는 났기 때문에…"
한 발 더 나아가 대전차 장애물 관리는 국방부의 책임이라고 떠넘기기까지 했습니다.
[연천군 담당 팀장]
"저희는 설치한 담당자도 아니고, 저는 모르는 거고. 그게 우리 시설물이 아니니까."
(국방부가 관리하는 시설인 건 맞아요?)
"맞습니다."
가족의 죽음을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냐며 하소연하는 유족들에게, 군청은 "보상을 받고 싶으면 소송을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김철년/유가족]
"환장하죠. 지금까지 젊은 노동자들 여기저기에서 황당하게 죽었는데… 제가 직접 당해보니까 그 가족들 노동자들 분함 원통함을…"
경찰 조사는 3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어느 누구도 입건되지 않았습니다.
바로간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영상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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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상문
[바로간다] 하천 속 '장애물' 안 알렸던 군청…책임 통감한다더니
[바로간다] 하천 속 '장애물' 안 알렸던 군청…책임 통감한다더니
입력
2021-05-27 20:16
|
수정 2021-05-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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