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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직접 못 만나는 사이…"원장이 지하실에서 학대"

코로나로 직접 못 만나는 사이…"원장이 지하실에서 학대"
입력 2021-05-27 20:19 | 수정 2021-05-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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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천의 한 요양원 원장이 80대 입소자를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 할머니가 "원장이 휴대 전화로 자신을 때렸다"고 직접 증언을 하고 내부 관계자도 "원장이 할머니를 지하실로 끌고가서 폭행 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겁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흰 머리 사이로 선명하게 보이는 새빨간 피멍 자국.

    턱과 입가엔 무언가에 찍히거나 맞은듯한 상처가 군데군데 났습니다.

    인천 남동구의 한 요양원에 입소했던 82살 박 모 할머니의 사진입니다.

    폭력을 행사한 사람은 요양원 원장.

    [피해 할머니 아들]
    "분무기에 있는 물 갖다 뿌리고, 비어 있으면 그걸로 때리고, 그 다음에 휴대폰으로 때리고… 한 번은 그래서 홀딱 몸이 젖었다고 그러더라고요. 너무 추워가지고…"

    요양원 직원들이 목격한 노인 학대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원장이 지하에서 할머니를 두들겨 패, 지하에 가려고만 하면 할머니가 벌벌 떤다고 했습니다.

    머리채를 붙잡아 흔들며 밀치고, 머리와 턱 등 곳곳에 피멍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침대 가장자리에 머리를 박게 하거나, 약을 먹인다며 강제로 손을 묶기도 했습니다.

    이런 할머니를 더 아프게 한 건 언어 폭력이었습니다.

    [피해 할머니 아들]
    "(원장이) '자식들이 얼마나 덜 떨어지는 애들을 낳았으면, 너 같은 걸 왜 이런 노인시설에다가 맡겨놓고 이러겠냐'라는 얘기를…우시면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나 원장이 늘 옆에 붙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학대 피해를 호소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피해 할머니 아들]
    "원장이 떨어지니까 그제서야 어머니가 얘기를 했는데, "나 맞았어! 때렸어!"라는 거를 그때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러면서 (병원을 가자 했더니 어머니가) 하는 말이 "원장도 같이 가냐?" 원장에 대한 공포심이 상당히 있었던 것 같아요."

    보다못한 요양원 직원이 제보를 해줘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할머니를 즉각 퇴소시켰습니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직원의 말처럼 몸 곳곳에 멍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노인전문보호기관에 학대를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나가보니 CCTV에는 영상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요양원 CCTV가 5일에 한 번씩 삭제되도록 설정돼 있었던 겁니다.

    원장은 할머니가 퇴소한 당일 CCTV 업체를 불러 지난 영상을 모두 지우고 5일마다 삭제되도록 설정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기관 측은 할머니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장은 노인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요양원 원장]
    <왜 그렇게 가두시고 폭행한 건가요?>
    "그건 경찰에서 다 알아서 할 거니까. 들어오시면 안돼요. 변호사한테 (연락)할게요."

    해당 요양원엔 여전히 30여 명의 노인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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