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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 못 듣고 눈 감은 피해자들…"'재판 거래'에 책임"

'승소' 못 듣고 눈 감은 피해자들…"'재판 거래'에 책임"
입력 2021-05-27 20:56 | 수정 2021-05-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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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농단, 재판 거래 때문에 대법원의 판결이 5년 동안 지연되면서 고령의 소송 원고들이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

    김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법정 투쟁에 나선 건 1997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법원에서는 3심 모두 패소했고 우리 1·2심 법원조차 이들을 외면했습니다.

    그나마 2012년 대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줘 이어진 재판에서, 법원은 일본제철에게 1명당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故 여운택/강제동원 피해자 (2013년, 1차 승소)]
    "울음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만 남긴 상황에서 이들의 편에 서줬던 대법원은 갑자기 재판을 5년이나 멈춰세웠습니다.

    양승태 사법부가 숙원 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의 환심을 사려고, 재판을 늦췄던 걸로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그 사이 법정에 함께 섰던 4명 중 세 명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이춘식/강제동원 피해자(2018년, 최종 승소)]
    "오늘 나 혼자 나와서 내가 많이 슬프고 눈물이 많이 나오고 울고 싶고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다고…"

    101살로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는 확정 판결을 불과 석 달 앞두고 눈을 감은 김규수 할아버지의 부인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최정호/故 김규수 씨 부인(2018년, 최종 승소)]
    "본인(남편)이 그렇게 한이 됐었는데… 조금만 일찍 판결 났으면 가시기 전에 이런 좋은 소식을 맞았을 텐데 마음이 아픕니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왜 판결이 늦어졌는지 진상을 온전히 알지 못하고,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가장 높은 독립성을 가져야 할 재판이 불법이었다"며 "피해자의 고통은 결코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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