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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경제 5편 - 미국 금리 언제 올릴까? '테이퍼링' 완벽 정리]

[거리의 경제 5편 - 미국 금리 언제 올릴까? '테이퍼링' 완벽 정리]
입력 2021-05-29 20:28 | 수정 2021-05-2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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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의 거리를 좁히다 거리의 경제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 살펴봤었는데요.

    < 거리의경제 4편 ‘미국 금리 오르면? >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는…막막하겠죠?"

    "그만큼 (소비나 투자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이 과연 언제 금리를 올릴지가 관건이었는데, 바로 지난주에 그 단서가 발표 됐습니다.

    (미국 연준 '첫 테이퍼링 언급'/지난 20일)

    테이퍼링을 보면 미국이 금리를 언제 올릴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말도 어려운 테이퍼링. 과연 어떤 것이길래 이러는 걸까요.

    [양효걸 기자]

    강이나 하천의 폭이 점점 줄어드는 거 본 적 있으신가요. 지금 여기도 보면 하천의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거든요.

    이렇게 영어로 테이퍼는 원래 많았던 것이 점점 줄어드는 걸 뜻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 연준에서 한다는 테이퍼링은 어떤 걸 의미하는 걸까요.

    Q. 자녀에게 주는 용돈, 자녀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화자/시민]
    (제가 만약에 중학생 아들이다. 그럼 용돈을 한 얼마정도 주시겠어요?)
    "뭐 20만원 정도"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조금 벌어요.)
    "좀 줄여야지 자기가 용돈 벌어서 쓰면."
    "(점점점 돈을 많이 벌면) 점점점 줄어든다"

    [김윤일/시민]
    (취직을 했다 그러면 용돈 어떻게 하시겠어요?)
    "노!"

    [한정숙/시민]
    "잘 벌면 안 주지 내가 받아야지 잘 버는데"

    각국의 중앙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진한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마치, 용돈을 주듯 시장에 돈을 풀었다가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용돈을 줄여나가듯 점진적으로 돈 푸는 걸 줄이는 것인데요.

    여기에 영어 단어 taper를 써서,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운동선수들이 큰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훈련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데서 유래한 단어인데요.

    지금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더 많이 거론되고 있죠.

    한 마디로 테이퍼링은 시중에 돈이 풀리는 양이 점점 줄어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테이퍼링은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테이퍼링의 역사

    [양효걸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입니다.

    전 세계적인 위기에, 부동산 가격과 실물 경기는 곤두박질쳤습니다.

    [2008년 12월 27일 경제매거진]

    [정인재/건설회사 직원]
    "건물주들이 많이 도산해서 지금 잔금도 못 받고 아주 죽겠습니다."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값은 2년 새 반토막이 됐지만…"

    "장사가 안 돼서 맨날 이렇게 그냥. 아주 환장 하겠어요. 죽겠어"

    가라앉은 경기를 띄우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경쟁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합니다.

    [ 2008년 10월 30일 / 경제매거진 ]
    "이처럼 파격적으로 기준 금리를 내린 것은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 2008년 12월 17일 / 뉴스데스크 ]
    "작년 8월에 5.25퍼센트이던 기존 금리가 무려 10차례에 걸쳐 1%까지 떨어졌고…"

    하지만, 이미 기준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에 더 내릴 금리가 남아 있지 않았었죠.

    그러자, 아예 중앙은행이 자산을 사들이며 돈을 직접 풀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였습니다.

    [2011년 8월 9일/뉴스데스크 왕종명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은행은 채권과 국채를 사주는 양적 완화로 두 차례에 걸쳐서 시중 은행에 돈을 풀었습니다."

    돈을 풀어, 경기가 회복되니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돈을 계속 풀자니 물가가 오를까 걱정이고, 또 갑작스럽게 금리를 올리자니, 경제에 미칠 충격도 걱정이 된 겁니다.

    그래서 고안된 개념이 바로 테이퍼링입니다.

    금리를 올리기 전, 풀던 돈부터 점진적으로 줄이기 시작하는 거죠.

    [밴 버냉키 의장(2013년 6월 20일 뉴스데스크)]
    "경제 성장이 예상대로 지속된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부터 자산 매입의 속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중반기에는 중단할 것입니다."

    "버냉키 쇼크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무려 23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겁니다."

    결국 테이퍼링이 시작된 뒤, 천천히 돈 풀기를 줄여 오던 미국 연준은 2년 이 지난 뒤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 때문에 ‘테이퍼링(tapering)’은 금리 인상 전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어떨까요?

    이 서류가 바로 지난주에 발표한 미국 연준의 회의록입니다.

    그런데 이 회의록에만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모두 55번이나 등장합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지금처럼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것, 즉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처음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나온 겁니다. 사실 불과 몇주 전만 해도 미국 연준은, 테이퍼링은 시기 상조다. 이런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현재 상황 수치를 한 번 볼까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CPI : 1월 1.2% / 2월 1.4% / 3월 2.6% / 4월 4.2%

    이렇게 미국의 물가가 매우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돈 풀기를 줄이는 쪽으로 급히 방향을 전환한 겁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테이퍼링은 단 한 번 뿐이었습니다. 과거 비교 대상이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할거라 장담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거와 현재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회복 속도입니다. 자, 수치를 볼까요?

    [미국 경제성장률: (2009) –2.5% -> (2010) +2.5% / (2020) –3.5% (2021) +7~8%(예상)]

    실제 과거와 현재의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지금 회복세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습니다.

    2013년 당시에는 테이퍼링의 선언 이후, 테이퍼링 실시까지 7개월.

    이후 금리인상까지 2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이르면 한두달 안에 테이퍼링이 공식화 되면 이후 간격들이 모두 짧아질거란 전망이 나오는겁니다.

    과거의 사례와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

    [박성욱/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이번 위기는 감염병 확산이라는 요인에 의해서 급작스럽게 왔고, 실제로 그 위기가 해소되는 과정 자체도 다른 금융위기보다는 빠를 수 있기 때문에 그 때는 금리를 좀더 빨리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이퍼링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는 당장은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위기도 전례가 없었던 상황이죠.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경기 회복과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 그리고 관련 지표들이 미국의 테이퍼링이 임박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긴축 국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와있을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거리의 경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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