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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T 기업'은 다를 줄 알았는데…보복성 '인사팀 기타' 발령

[단독] 'IT 기업'은 다를 줄 알았는데…보복성 '인사팀 기타' 발령
입력 2021-05-31 20:04 | 수정 2021-05-3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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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한국의 대표적인 IT 기업 이라면 조직 문화가 좀 다르겠지, 하는 생각은 틀렸습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오히려 여느 기업에서 볼 수 없는 가혹한 인사 제도가 작동하고 있는데요, 네이버의 '인사팀 기타'라는 제도의 실체를 김 윤미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전직 네이버 직원은 몇 년 전 네이버에 다닐 때, 부서장이 지속적으로 폭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고 합니다.

    [전 네이버 직원]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많은 직원들 앞에서 짜증을 부리는 일이 많아서, 저를 불러내서는 정말 꼴보기 싫은데 회사 안 나오면 안 되겠냐 얘기를 하고…"

    인사팀도 이걸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직원에게 회사를 나가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전 네이버 직원]
    "인사팀장이 저를 불러서 '네가 그만두길 바란다. 그 OOO은. 다른 데 좀 알아보라고 하고.'"

    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인사가 났습니다.

    "인사팀 기타" 발령.

    인사팀도 아니고, 인사팀 아래 기타 발령.

    이후 이 직원은 철저하게 혼자가 됐습니다.

    업무도 주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했다고 합니다.

    [전 네이버 직원]
    "사내의 모든 직원들이 아무도 저한테 말을 안 거는 거예요. 완전 투명인간처럼. 저는 조직적으로 이게 가능한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한 거라고 생각해요."

    법적으로 문제된다고 따졌더니, 한 달만에 다시 복귀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혼자만 떨어진 자리였고, 제대로 된 업무는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네이버에서 이런 보복성 인사 조치는 이름만 조금씩 다를 뿐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네이버 직원]
    "내부 고발하면 노무팀으로 이동해서 거기서 조치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밑으로 이동했다가 거기서 인사팀이 관련 조사하고 조치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실제로 폭언과 인격모독으로 악명높던 임원의 영입을 반대했던 네이버 개발팀장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최인혁 COO에게 항의했다가 두 명은 보직해임됐습니다.

    [전 네이버 팀장]
    "원래 하던 일을… 하던 업무를 제가 주도해서 기획하고 감독했는데 그걸 못하게 한 거죠."

    네이버 노동조합은 "네이버가 조직장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 인사 불이익이 나도 견제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이버 현직 직원은 "이번 개발자 자살 사건은 조직적 방임이 아니라, 조직적 가해로 봐야 한다"며 "근본적인 조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네이버 본사에는 숨진 직원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됐는데, '함께 돕겠다', '걱정 없이 편히 쉬라'는 동료들의 메시지로 채워졌습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 나준영 / 영상편집 :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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