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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격리' 직원, 골프장 관리에 투입…"필드가 넓어서"

'자가 격리' 직원, 골프장 관리에 투입…"필드가 넓어서"
입력 2021-06-01 20:39 | 수정 2021-06-0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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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강원도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서 상당수 직원들이 자가격리 대상이 됐는데요.

    그런데 이 골프장 측에서 이 직원들을 골프 장 안에 있는 숙소에 머물게 하면서 이른바 '그린'을 관리하는 업무에 투입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더 황당한 건 이같은 조치를 원주시가 사실상 허용해 줬다는 겁니다.

    조성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5개 코스를 갖춘 강원도 원주의 한 대형 골프장.

    지난 4월 말, 이 골프장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데 이어 동료 3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골프장 직원 23명에겐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이곳 골프장은 방역 소독을 마치고 곧바로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그리고 접촉자 중 절반 가량은 자가가 아닌 골프장 안에 있는 골프텔에서 격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골프장 측에선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격리 중인 이 직원들을 '그린 관리' 업무에 투입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확하게는 골프장 그린에 있는 홀컵을 옮기는 작업을 담당했는데, MBC가 확보한 작업자 명단을 보면, 격리 대상인 직원의 이름이 일주일 동안 매일 올려져 있었습니다.

    [당시 자가격리 직원]
    "저희가 자가 격리를 하고 있는 중에도 회의를 한다고 불러 모았고 불러 모은 상태에서 너희가 일을 해라…"

    골프장 측은 "자가격리 인원이 작업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용자가 없는 시간에 시설 관리에만 투입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정부의 대응 지침을 보면, '외출이 불가피하거나 시급성을 요할 경우' 자가격리자의 외출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골프장 측은 "골프장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자가격리자를 그린에 투입하는 게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골프장 관리자]
    "그날은 아예 팀을 안 받아요. 그 코스 전체를… 그러다 보니까 다음에 날짜를 옮기게 되면 전체가 틀어져 버리기 때문에…"

    논란은 방역당국인 원주시가 이런 골프장의 조치를 허용했다는 겁니다.

    원주시는 격리 기간의 절반인 7일 동안 자가격리자 11명에 대해 11차례의 외출 즉, 사실상의 회사 업무 투입을 승인했습니다.

    [원주시 관계자]
    "필드가 엄청 넓어서 거기 서너 명이 나가서 작업을 하는데 흩어져서 작업을 하거든요. 개인장비를 가지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골프장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방역을 위한 엄격한 자가격리보다 골프장 영업이 더 중요하다는 건지, 해당 직원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자가격리 직원]
    "코로나 사태로 제일 돈을 많이 번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 이런 골프장 사람들인데… 진짜로 조금만 손해를 보고 손해도 아니고 당연한 건데…"

    MBC뉴스 조성식입니다.

    (영상취재: 차민수(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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