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위중한 70대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병원들이 전부 마다했습니다.
미열에 가래가 있다 보니 코로나19를 의심 한 겁니다.
열 곳 넘는 전화 끝에 50km나 떨어진 병원에서 환자를 받아 주었고 119 구급 대원은 이 병원에 감사의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달 전 경기도 성남에 사는 77살 최옥남 씨가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용운/환자 남편]
"(아내가) 꼼짝 안 하고 그냥 숨만 쉬고 눈감고 있더라고. 이상하다. 그래서 이제 119 불러서…"
구급대원은 10분 만에 도착했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습니다.
출동한 구급대원 박 모 씨는 열 두 곳이 넘는 병원에 연락했지만 환자가 미열에 가래 증상까지 있다 하니 모두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광민/환자 아들]
"병원을 못 잡을까봐, 응급실을 가야 하는 상황인데. 그게 이제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까 너무 좀 저도 안타깝더라고요."
급기야 박 대원은 성남에서 50km나 떨어진 의정부의 한 종합병원에 연락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렇게 먼 병원까지 연락할 정도냐"며 깜짝 놀랐습니다.
[박정택/의정부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너무 멀어서… 거기(성남)에서 연락 왔다는 거 자체가 조금 당황스럽고. 목소리가 너무 이제 절박해가지고…"
환자를 바로 데리고 오라"는 교수의 말에 2시간 만에 의정부로 환자를 이송했고, 위급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 병원 원무과로 한통의 감사 편지가 왔습니다.
박 대원이 보낸 편지였습니다.
"주변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아 난감했는데, 바로 오라고 받아주신 의료진께 너무나 감사하다"며 "덕분에 환자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방역 때문에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요즘, 구급대원들은 절박한 상황을 수시로 접한다고 합니다.
[119 안전센터 구급대원]
"그런 거는 진짜 부지기수로 많아요. 코로나 터지니까 이런 유증상 중에 하나만 있어도 격리실이 필요하다 보니까. 모든 환자를 (이송할 때) 다 전화를 하게 되는 거죠. 한 번만 받아주시면 안 되겠냐."
가족들은 또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용운/환자 남편]
"집사람 이만한 게 다행이야. 진짜 여러분 덕분에. 구급대원 이런 분들 덕분에 살아날 수 있게 고맙지…"
박 대원은 그러나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인터뷰는 극구 사양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장영근/영상편집: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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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고재민
미열에 가래 증상 있다 하니…병원들 응급환자 손사래
미열에 가래 증상 있다 하니…병원들 응급환자 손사래
입력
2021-06-01 20:59
|
수정 2021-06-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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