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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도 "무더기 대기 발령"…술렁이는 '판교 밸리'

넥슨도 "무더기 대기 발령"…술렁이는 '판교 밸리'
입력 2021-06-02 20:08 | 수정 2021-06-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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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네이버 직원의 죽음을 계기로, IT 업계의 부조리한 관행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엔 한국의 대표 게임 업체죠.

    '넥슨'에서 직원 열여섯 명을 무더기로 대기 발령을 냈는데, 그 이유가 황당했습니다.

    다른 업계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상한 제도가 있는데요.

    이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낮 네이버 본사.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직원의 죽음을 추모하는 공간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네이버 직원]
    "마음이 너무 아팠고, 같은 아이 아빠로서 너무 슬프고 먹먹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업계 사람들은 이번 사건을 남의 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네이버가 아닌, 근처 다른 IT 업체 직원들도 추모 공간을 찾고 있습니다.

    [네이버 직원]
    "저희 회사 사람이 아니라 다른 데 분들이 굉장히 많이 와요. 여기 정자에 IT 회사가 여기 하나밖에 없거든요. 다 판교에 있거든요. 거기서 오시는 것 같아요."

    네이버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판교.

    한국의 1등 게임업체 넥슨이 있습니다.

    회사 건물 앞에서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넥슨 사측은 최근 직원 16명을 대기발령하고, 임금을 75%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게임 업계만의 이상한 인사 제도 때문입니다.

    넥슨은 게임을 개발할 때마다 프로젝트 별로 직원들을 투입합니다.

    그런데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이 직원들은 할 일이 없어집니다.

    이들이 다시 일하려면 넥슨의 다른 프로젝트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봐야 합니다.

    분명히 넥슨의 정직원인데, 회사 안에서 구직자 신세가 되는 겁니다.

    [배수찬/넥슨 노조위원장]
    "프로젝트 드롭(무산)이 한 2~3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데 이때마다 노동자 개개인이 자기 직무를 찾아서 사내면접을 봐야 되고, 그 사내 면접을 통과해야 직무가 주어지는 그런 악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프로젝트마다 필요한 인력이 다르기 때문에, 능력과 상관 없이 일을 못 구하는 직원들이 생깁니다.

    사측은 그 기간이 1년이 넘은 직원을 재교육하기 위해 대기발령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배수찬/넥슨 노조위원장]
    "실패하더라도 다시 재도전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새로운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볼 수 있을 텐데 그런 믿음이 없다보니 최대한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거죠."

    만약 3개월 대기발령이 끝나면 이 직원들은 어떻게 될까?

    넥슨은 명확한 답을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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