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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난 지 30분도 안 됐는데…현장부터 싹 치웠다

사고난 지 30분도 안 됐는데…현장부터 싹 치웠다
입력 2021-06-02 20:17 | 수정 2021-06-0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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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주일 전 50대 화물차 기사가 폐지 더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있었죠.

    사고 직후 현장을 훼손하면서까지 철저히 외면했던 회사는, 유가족이 거리로 나서고 국민청원까지 올린 뒤에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종시 조치원 쌍용C&B 공장.

    지난달 26일, 화물차 기사 장창우씨가 화물차 문을 열자 쏟아진 파지에 깔려 이튿날 숨졌습니다.

    장씨를 덮친 파지 무게는 300kg에 달했습니다.

    [김용민/사고 목격 동료]
    "말은 못하고 비명만 지르고 있었어요. 얼굴하고 어깨 한 쪽만 나와 있었어요."

    사고 직후의 CCTV 영상입니다.

    사고 현장에 있던 파지 더미 2개를 지게차가 어딘가로 옮깁니다.

    사고 당시 파지를 싣고 있던 화물차도 운전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킵니다.

    병원에 이송한 지 30분도 안 돼서 사측이 현장을 훼손한 겁니다.

    [쌍용 C&B 관계자]
    "근로감독관님께 저희가 연락을 해서 사고 내용 말씀 드리고 현장 정리에 대해서 확인을 받았습니다."

    사고가 난 지 오늘로 일주일 째.

    유족과 노조는 책임이 있는 쌍용C&B가 현장을 훼손한 채 사고를 외면하고 있다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공장의 사고 관리 메뉴얼에는, 공장 직원과 외부작업자에게 사고가 나면 '현장을 보존하고, 보존 여부는 관련 기관과의 협의에 따른다"고 돼 있습니다.

    [이봉주/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위원장]
    "사고 직후 쌍용씨앤비는 현장을 보존하고,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발빠르게 작업 재개했습니다."

    쌍용 c&b측은 현장을 정리해도 된다는 근로감독관의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근로감독을 맡은 고용노동청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전지방고용청 관계자]
    "5월 26일 자에는 저희는 현장을 방문한 적도 없고, 그런 내용을 언급한 적도 없습니다."

    "사람을 죽인 회사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하며,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는 딸의 절절한 국민청원엔 하루만에 8천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고 장창우 씨 딸]
    "최근에 이런 곳에서 사고가 많았잖아요. 그래서 그 전날에도 아빠한테 이런 일이 있었다 얘기도 했었어요."

    쌍용C&B는 오늘 오후에서야 장씨의 장례와 유족 위로 방안을 노조와 합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촬영: 윤병순/영상편집: 고무근/영상제공: 민주노총 화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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