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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에 포탄 떨어질 뻔했는데…다들 "우린 책임 없다"

여객선에 포탄 떨어질 뻔했는데…다들 "우린 책임 없다"
입력 2021-06-02 20:27 | 수정 2021-06-0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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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가던 대형 여객선 주변에 군함이 시험 발사한 포탄 네 발이 떨어진 사건, 이걸 쏜 함정과 해군 말고는 여객선도, 선박을 관리하는 해수청도 시험 사격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과연, 소통에만 문제가 있던 건지, 장미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오후 2시, 울릉도에서 남서쪽으로 30킬로미터 떨어진 해상.

    마침 이곳에선 해군에 인도될 호위함이 시험 운항 중이었습니다.

    공교롭게 울릉도를 출발해 포항으로 가던 여객선 우리누리호와 썬라이즈호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뒤따르던 썬라이즈호는 방향을 틀었지만, 우리누리호는 그대로 사격구역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호위함에선 우리누리호 주변으로 포탄 4발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당시 이 해상에는 어선 한척도 조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누리호 선장은 '사격중지' 교신을 시도했지만, 7분이 지나서야 호위함으로부터 함미 쪽으로 돌아가라는 응답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남현준/해당 선사 해사관리부 차장]
    "함정과의 그때 우리 배와의 거리는 약 4마일, 불과 10킬로미터도 안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거든요."

    여객선을 운항하는 선사와 선박을 관리하는 포항해양수산청 모두 사격 훈련 사실을 미리 안내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사격 훈련이 있을 경우 해경과 해양수산청 등에 공문을 보내 통보했던 절차가 이번엔 없었다는 겁니다.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
    "사격 구간 있잖아요. 좌표를 한 7개 찍는 경우도 있고. 이제껏 문서로 왔고, 몇월 몇일 몇시부터 몇 시까지 문서 오고. 사격구간 좌표 있잖아요. 몇번지 몇번지 있듯이 찍고."

    반면 호위함 시운전을 진행한 현대중공업과 방위사업청은 말이 다릅니다.

    국립해양조사원을 비롯한 관계기관에 공문을 보냈고, 항행경보 사이트에도 등록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또 사격 지역에 접근한 우리누리호가 항로를 바꾸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해당 여객선이 빠르게 사격지역에 접근해 여객선에 변침을 요청했으나 해당 여객선이 변침을 하지 않아 훈련 함정이 변침을 한 뒤 나머지 훈련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여객선이 접근한 상황인데도 시험 사격이 그대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선사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형 사고는 피했지만, 군 함정의 훈련을 통제하는 운항 체제에 대해선 점검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양재혁/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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