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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죽음' 38일 전 보고 받고도…뒷짐 진 공군참모총장?

[단독] '죽음' 38일 전 보고 받고도…뒷짐 진 공군참모총장?
입력 2021-06-03 19:59 | 수정 2021-06-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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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방부에는 성폭력 사건이 발생 하면 즉시 보고 하라는 지침이 있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공군 참모 총장은 성 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국방 장관은 거기에서 또 한달이 지나서, 그러니까 이 중사가 숨진 뒤에나 보고를 받았습니다.

    지침대로 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에 맞는 조치도 없던 겁니다.

    정동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이 '성폭력 사건'을 처음 보고받은 건 사건 발생 한 달여 뒤인 4월 14일.

    '성폭력' 피의자가 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넘겨지고 1주일 뒤였는데, 주간 단위 정기 보고 형식이었습니다.

    이미 한참 늦은 보고였지만, 이성용 총장은 그나마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사나 대책 마련도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보고를 받은 건 그로부터도 한 달여가 지난 5월 25일.

    이 중사가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유족이 5월 23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자, 이틀 뒤 국방부 양성평등과가 공군에 사건 내용을 물어본 겁니다.

    질의한 시간은 오후 2시.

    그리고 3시간 뒤 이성용 총장이 서욱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례적인 보고 방식이었습니다.

    같은 날 공군은 국방부 조사본부에도 정식 수사 서류를 보냈는데, 그 서류엔 "단순 변사"라고 적었습니다.

    성폭력 사건은 장관에게 말로만 알리고, 서류상 근거는 남기지 않아 파문을 축소하려 한 것으로 의심됩니다.

    보고를 받은 서욱 장관의 태도도 논란입니다.

    이미 석달 가까이 공군이 수사를 미루고 사건을 축소해 피해 여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도, 다시 공군을 향해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만 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방부의 '성폭력 사건 즉시 보고 지침'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MBC가 입수한 지침에는 "간부 관련 성추행 사건은 피해 사실은 물론 가해자에 대한 조치 사항 등을 국방부 전담 부서에 즉시 별도 보고하라"고 돼 있습니다.

    공군은 "당시 중대 사안이 아니라 판단했고, 성폭력 사건은 대외 보고가 민감한 사안이라 별도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사건 은폐를 주도한 공군에게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비판이 커지자 국방부는 뒤늦게 직접 수사에 나섰고,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상 첫 수사심의위원회도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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