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친구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학대를 일삼다 끝내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착취는 1년 넘게 이어졌는데 하루에 대여섯 번 성매매 횟수를 채우지 못하면 마구 때리거나 가혹하게 학대했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경기도 광명에 있는 주택에서 냉수 목욕을 하던 한 2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여성의 몸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는데, 사망 원인은 저체온증으로 확인됐습니다.
20대 여성의 수상한 죽음.
각종 기록이 삭제돼있던 휴대전화를 복구해보니 이 여성이 성착취 피해자라는 증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누군가 이 여성에게 성매매를 지시한 대화 내용과 성 착취 사진이 나온 겁니다.
가해자는 119에 신고했던 친구인 20대 여성 A 씨.
두 사람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동창이자 한때 직장생활도 함께 한 친구 사이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피해자의) 집은 딴 데 있고 (가해자와) 같이 살기도 하고, 엄청 친한 사이…"
직장을 그만둔 뒤 친구 A 씨는 피해자에게 종종 돈을 요구했는데, 지난 2019년 12월부터는 아예 성매매를 시켰습니다.
A 씨는 피해자에게 하루 평균 대여섯 번,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무려 2천145번의 성매매를 강요했습니다.
성매매 횟수를 채우지 못하면 마구 때리거나 냉수 목욕을 시켰습니다.
A 씨는 피해자의 집에 직접 설치한 CCTV와 위치 추적 앱으로 피해자를 감시했고 성 착취 사진 3천 8백여 장을 찍어 두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지난 1월 초 피해자가 어렵게 탈출해 지방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A 씨는 이곳까지 찾아냈습니다.
다시 서울로 끌려 온 지 며칠 만에 허약해진 상태에서 냉수 목욕을 당했던 피해자는 끝내 숨졌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A 씨와 A 씨의 남자친구는 피해자 통장 안에 있던 성매매대금 2억 3천만 원을 현금으로 찾아 숨겨두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피해자의 부모에게 '피해자가 스스로 성매매를 하고 있고, 자신이 이를 말리면서 돌보고 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성매매 강요와 감금 등의 혐의로 A 씨와 남자친구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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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남효정
중학교 때부터 함께 한 친구였는데…성매매 강요·학대 사망
중학교 때부터 함께 한 친구였는데…성매매 강요·학대 사망
입력
2021-06-0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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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1-06-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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