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모두 19명의 택배기사가 과로로 숨졌습니다.
올해 1월, 택배회사들이 택배 분류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그 이후에도 택배기사 4명이 쓰러지고 4명이 숨졌습니다.
노조에서는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실태가 어떤지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의 CJ 대한통운 택배 물류센터.
레일 위로 택배 상자들이 끝없이 밀려듭니다.
주소를 일일이 확인해 지역별로 분주히 상자를 분류하는 작업자들, 모두 택배 기사들입니다.
경기도 파주의 롯데택배 물류센터도 마찬가지.
사측이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던 분류 작업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김태완/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보통은 아침 7시부터 시작을 합니다. 보통 평균적으로 (오후) 1시, 2시전에 끝나요. 4시에 끝나는 곳도 있어요. 차량을 기다리면서 레일에 있는 물건 내리는 시간이 거의 한 7시간 내외로 드는거죠."
지난 1월, 택배회사들이 택배 분류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합의 이행을 위해 CJ대한통운은 분류 인력 4천 명을,롯데 글로벌로지스 측은 추가 인력 240여 명을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택배 기사 1천여 명에게 물어봤더니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분류에 투입된 인력이 전혀 없다고 답한 택배기사도 30%에 달했습니다.
전국 16개 택배사가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김태완/전국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분류인력이 투입되지 않은 곳이 태반이고, 여전히 새벽부터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배송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나마 분류 인력을 투입한 일부 작업장은 분류 비용을 택배노동자들에게 떠넘겼습니다.
택배기사 월급에서 이른바 '상하차비'로 많게는 20만원씩 받았습니다.
추가 인력 투입을 이유로 아예 택배 요금을 올린 곳도 있습니다.
CJ 대한통운은 지난 4월 택배 요금을 1개당 250원씩 올렸습니다.
이중 택배기사 몫은 8원에 불과합니다.
택배노조는 CJ 대한통운이 택배요금을 200원 올릴 경우 분류작업 투입 인력 비용과 택배기사 건당 수수료 등 경비를 모두 제하더라도 연간 2000억원 정도의 초과 이윤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는 8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합의가 열립니다.
택배노조는 합의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다음주부터 조합원들의 '택배 분류작업'을 중단하고, 평소보다 2시간 늦은 아침 9시 출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이주혁/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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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혜인
'택배 분류' 여전히 기사일…반쪽이 된 과로사 대책
'택배 분류' 여전히 기사일…반쪽이 된 과로사 대책
입력
2021-06-05 20:13
|
수정 2021-06-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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