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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군 법무실, 피해자 사진 돌려보며 얼굴 평가"

[단독] "공군 법무실, 피해자 사진 돌려보며 얼굴 평가"
입력 2021-06-07 20:05 | 수정 2021-08-10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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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와중에 저희도 차마 믿기 힘든 집단적인 2차 가해 의혹을 보도해 드립니다.

    MBC는 국선 변호인을 상대로 한 고소장을 입수했습니다.

    여기에는 직무 유기 말고 혐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피해자 이 중사의 신상 정보를 누설했다는 혐의입니다.

    그런데 이 국선 변호인 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군 조직이 수사와 변호를 모두 방치해 두었던 그 때, 그래서 이 중사가 고통 속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던 그때 공군 본부의 법무실에는 이미, 이 중사의 사진과 신상 같은 개인 정보가 돌았고 '외모 평가'는 물론이고 유족을 이른바 '진상'이라며 비하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신재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유가족이 오늘 제출한 고소장에는 국선변호인의 성폭력 특례법 위반 혐의가 적혀있습니다.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지인들에게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 사항을 누설하는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유가족들은 국선변호인이 피해자 보호 조치만 소홀했던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이 중사의 신상 정보까지 알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극소수의 사람만 알 수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개인 신상 정보를…어떻게 그게 바깥으로 공유가 될 수 있느냐 이 말이에요."

    MBC 취재 결과, 이 중사의 신상 정보는 이미 광범위하게 공군 외부에까지 유출된 걸로 확인했습니다.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A씨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공군본부 법무실 내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름과 소속 부대, 임관 기수는 물론, 어떤 식으로 피해를 당했는지, 심지어 사진까지 돌아다녔다고 했습니다.

    [A 씨/법조계 인사]
    "피해자가 누군지에 집중하고, 예쁜지 안 예쁜지에 대해서 정말 관음증적인…외모 평가, 얼굴 평가…괜찮다,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죠."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에도 2차 가해는 계속 이뤄졌습니다.

    군 법무관들 사이에서는 동영상의 구체적 내용까지 돌았습니다.

    [A 씨/법조계 인사]
    "고인을 욕되게 하는 말씀이어서 유감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셨다는 것, 그리고 동영상을 찍었다더라. 이런 이야기까지 모두 공유가 됐고요."

    공군의 미적거리는 수사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유가족들을 '악성 민원인', '시체 팔이'로 부르며 비난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A 씨/법조계 인사]
    "(유가족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일종의 '진상', '악성 민원인'…법무조직 전체에서 굉장히 비난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피해자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해 해당 국선 변호사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MBC에 밝혀왔습니다.

    이 중사 측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유출했는지 국선변호인는 물론 공군 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을 신속히 수사해 밝혀달라고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
    [알려왔습니다] 故 이 중사 국선변호인 보도 관련 본 방송은 공군 내 성추행 사건 피해자 故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이 피해자와 단 두 차례만 통화했고, 피해자 신상 유출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국선변호인은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된 당일 피해자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총 7차례의 통화와 12차례 문자를 통해 피해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등 연락을 취했으며, 피해자 조사에 동행할 다른 국선변호인의 이름과 연락처를 사전에 안내하는 한편,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누설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영상취재:서현권/영상편집: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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