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최근 한 경제지 기사 제목입니다.
"주 5일 근무 월 700만원"… '신의 직업' 만들라는 택배노조.
업계 1위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월평균 수입이 700만 원이고, 연수입이 억대인 기사도 20%가 넘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택배기사들을 사회적 약자로 조명해온 기사들과는 사뭇 다른 논조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댓글들도 달랐습니다.
"불편한 진실을 알았다. 택배기사가 사회적 약자가 아니었구나."
"고덕 아파트 갑질 사건도 다시 취재 바랍니다."
"택배기사보다 못 버는 애들이 택배기사 걱정하고 있음."
'신의 직업'을 바라볼 정도가 됐다는 택배기사, 얼마나 맞는 얘기인지 검증 시작합니다.
먼저 월평균 수입 700만 원.
CJ대한통운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택배물량이 늘어 2년 전 580만 원에서 이만큼으로 올랐다는 겁니다.
하지만 실수령액과 차이가 큽니다.
대리점 수수료에 부가세, 차량 유지비, 보험료 등 최소 30%가 지출돼서, 계산해보면, 실수령액은 490만 원 정도가 나옵니다.
이것도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이른바 '평균의 함정'이 있습니다.
1억 원씩 버는 기사들은 가족이 나와서 일하거나, 본인이 돈을 주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가, 전체 평균 수입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는 겁니다.
CJ의 경우 가족단위 택배기사만 4천 명에 달합니다.
업계 1위는 이렇고, 전체 평균은 어떨까요.
택배노조가 밝힌 최근 수입은 월 502만 원.
여기서 경비 30%를 빼면 실수령액은 1인당 약 350만 원으로, 직장인 연봉으로 따지면 4천900만 원 수준이 됩니다.
하지만 고려할 게 있습니다.
업무시간인데요.
하루 평균 12시간씩 주 6일을 일해서 받는 돈입니다.
또 한 가지.. 과로사를 막기 위해 택배 분류는 택배회사가 맡기로 합의한 게 지난 1월이죠.
조사해보니, 5개월이 지난 지금도, 택배기사의 85%가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경호/전국택배노조 위원장]
"(평균적으로) 주 72시간 일을 했을 때 300만 원 초반을 받아가는 거잖아요. 사실상 법정 최저 임금 언저리에 딱 걸려 있는 거예요."
이번 기사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이거였습니다.
택배기사가 부러워서 'CJ대한통운 임원들도 퇴직 후 택배기사를 하고 싶어 한다'..
저희는 실제 퇴직 후 택배기사를 하고 싶어하는 임원이 궁금해서 인터뷰를 요청했는데요.
CJ대한통운 측은 그런 임원이 있긴 하지만, 시국이 엄중해 나설 수는 없다고 답해왔습니다.
알고보니였습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전준홍
[알고보니] 택배기사, 월 700만 원 버는 '신의 직업'?
[알고보니] 택배기사, 월 700만 원 버는 '신의 직업'?
입력
2021-06-07 20:56
|
수정 2021-07-23 10:24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