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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많이 좋아했나 보네"…수사계장의 '2차 가해'

"가해자가 많이 좋아했나 보네"…수사계장의 '2차 가해'
입력 2021-06-08 20:12 | 수정 2021-06-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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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군 군사경찰 소속 하사가 여군 숙소에 무단 침입하고 불법 촬영을 했다가 적발된 사건을 얼마 전에 전해드렸죠.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계장이 피해자들에게 "가해자가 많이 좋아해서 그랬나 보다." "차라리 나랑 놀지 그랬냐"면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또 피해자들의 진술을 막으며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들은 공군을 믿지 못하겠다면서 국방부 차원의 수사를 요구했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공군 19전투비행단은 군사경찰 소속 하사가 여군 숙소에 침입하고 여군들을 불법 촬영한 사건에 대해 지난달 자체 초동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수사계장인 이 모 준위가 피해자들을 조사하면서 성희롱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가해자가 많이 좋아해서 그랬나 보다, 호의였겠지"라거나 '차라리 나랑 놀지 그랬냐, 얼굴은 내가 더 괜찮지 않냐"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수사계장은 걔도 불쌍한 애다, 인권이 있다며 가해자를 옹호하는가 하면 좀 더 버텨보자, 또 그런 일이 있으면 바로 조치하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회유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추가 피해 사실을 밝히면 "가해자를 죽이려고 하느냐"며 협박까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숙경/군 성폭력상담소장]
    "군사경찰은 그걸(가해자 옹호를) 아주 당연한 듯이 얘기를 하고, 한 사람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많은 피해자에게 공통적으로 했다는 거예요."

    부대의 부실한 조치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군 인권센터가 불법 촬영 사건을 폭로한 이후에도 가해자는 술을 마시고 부대 편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해 피해자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해당 하사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성범죄를 저질러 적발됐지만 별다른 조사나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공군의 수사를 더이상 믿을 수 없다며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진행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숙경/군 성폭력상담소장]
    "피해자도 가해자도 제 식구인데 왜 가해자만 감싸고 도는 것인지… 수사와 재판을 민간으로 이양하지 않는 이상 피해자의 관점에서 해석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공군은 문제의 수사 인원들을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서 철저하게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 영상편집: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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