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 가혹행위' 신고는 했지만…재판 미루는 사이 곧 전역> 관련
본 방송은 지난 6월 8일 <'중대장 가혹행위 신고는 했지만…재판 미루는 사이 곧 전역> 제하의 기사에서 중대장의 상습적인 가혹행위에 대해 군이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중대장이 만기전역한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부대 측에서 "언론 보도 당시 피의자는 이미 형사입건되어 군단 군사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었으며, 사단 자체적으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피의자의 만기 전역 전에 형사 재판 및 징계 처분을 하였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이번에는 육군입니다.
22사단의 한 중대장이 수개월 동안 소대장들과 병사를 상대로 상습적인 가혹행위를 벌여왔습니다.
폭행은 물론 모멸감을 주는 폭언을 반복했습니다.
뒤늦게 처벌 절차에 들어갔지만 시간만 흘러가다 곧 해당 중대장이 만기 전역을 한다고 합니다.
역시, 피해자보다는 내 자리부터 지키려는 군 조직의 속성 때문입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고성의 육군 제22사단.
지난 2019년, 당시 28살이었던 김 모 대위가 중대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그날 이후 모욕과 폭언은 일상이 됐습니다.
[A 중위]
"부대 건물 뒤편으로 소대장 3명을 데리고 가서 XX들아, 라고 욕을 하면서…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뿜고 신발에 가래침을 뱉은."
한밤중 갑자기 전화를 걸어 폭언하는 일도 자주 벌어졌습니다.
[김 모 대위/가해 중대장(2019.10.29 통화 녹음)]
"네가 나랑 똑같은 삶을 똑같은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거든. <다른 절차라는 게 어떤 부분…> 넌 술을 안 먹잖아 XXXX"
술자리로 억지로 불러내 폭행을 하는가 하면.
[C 중위]
"뒤통수를 세게 가격을 하고 너도 나와 XX놈아…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에 오른발로 제 허벅지를 걷어찬 상황입니다."
부사관들의 아내와 자녀까지 모인 자리에서는 소대장들에게 접대를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A 중위]
"뭐 하냐 누님들 술 따라드리고 놀아드려야지. 젊은 애들이 그런 거 해주면 좋아한다고. 술 접대하러 간 게 아닌데, 그러려고 장교가 된 게 아닌데. 회의감이 되게 많이 들었죠."
계속된 폭행과 모욕에 마음이 병들기 시작했습니다.
[B 중위]
"당시 그때 제가 썼던 일기가 있는데 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의무 복무를 하던 장병들도 갑질을 피해갈 순 없었습니다.
[22사단 전역자 ]
"화가 나서 다른 병사들이 있는 앞에서, 방탄모자를 쓰고 있는데 머리를 가격하더라고요. 주변에서 보면서 저게 저렇게 때리면서 욕할 일인가."
참다못한 한 병사가 제대하면서 7개월 동안 지속된 김 대위의 만행을 제보했습니다.
소대장들은 군 감찰계에 피해를 진술했고, 형사고소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김 대위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자리를 옮긴 게 유일한 조치였는데, 그나마도 같은 22사단이었습니다.
대대장은 김 대위를 감싸는 발언도 했습니다.
[A 중위]
"대대장님이 "OO는 너희랑 같이 전역할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저희가 만기 전역하는 날짜랑 동일합니다. 이 말 자체가 정상 전역을 한다는 말입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김 대위는 자신을 위한 탄원서까지 모집하고 다녔습니다.
코로나19로 민간 변호사가 군부대에 들어올 수 없다는 이유로 재판은 계속 미뤄졌습니다.
김 대위는 이달 말 만기전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C 중위]
"저는 이제 군을 믿을 수가 없고 저에 대한 자부심 또한 이제 사라진 것 같습니다. 내가 군인이 맞나. 이러려고 군인했나."
MBC와 인터뷰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군 검찰은 피해 소대장들에게 김 대위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알렸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 허원철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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