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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실제와 닮아가는 '메타버스'…10대들엔 '또 다른 현실'

[집중취재M] 실제와 닮아가는 '메타버스'…10대들엔 '또 다른 현실'
입력 2021-06-10 20:42 | 수정 2021-06-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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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메타버스'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디지털 공간에 만들어 놓은 또 하나의 세계입니다.

    사람들은 이 가상 세계 안에서 회의도 하고, 물건도 사고 팔고, 지어 땅 투기도 합니다.

    기성세대들에겐 아직 낯설지만, 10대 청소년들에겐 이미 현실만큼이나 익숙한 공간이 됐는데요.

    '메타 버스'의 세계를 오해정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기 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입니다.

    진짜 멤버들이 아니라, 멤버들과 닮은 아바타들이 춤을 춥니다.

    이 뮤직비디오를 출시된 곳은, 현실 세계가 아니라 가상 세계입니다.

    팬 사인회도 이 가상 세계에서 열었습니다.

    전세계에서 4천3백만 명이 몰려 왔습니다.

    [메타버스 이용자]
    "사인받기. 오. 제니. 오. 귀엽다. 매우 좋네요. 그렇죠? 신기하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말입니다.

    쉽게 말해 디지털 공간에 만든 또 다른 세계입니다.

    20년 전 싸이월드도 일종의 메타버스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술이 더 발전해, 점점 실제 세계와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대학은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식에 모일 수 없게 되자, 가상의 게임 공간에 캠퍼스를 만들어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 속에서 입학식을 진행했습니다.

    "선서. 나는 순천향대학교에 입학하여 훌륭한 지성인으로 성장할 것을 2,527명의 신입생을 대표하여 선서합니다."

    사무 공간을 메타버스 안에 꾸민 기업도 있습니다.

    이 기업은 최근 서울 강남에 있던 사옥을 없애고, 대신 메타버스 속에 사무실을 만들었습니다.

    직원들은 가상 공간으로 출근하고, 회의도 여기서 합니다.

    [여선웅/직방(부동산앱) 부사장]
    "출근을 하면 제 자리로 이동을 하면 되거든요. 제자리에 있는 팀원들과 같이 온라인으로 연결이 됩니다."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떠나 거기서 일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김태길/직방(부동산앱) 직원]
    "불필요하게 이동을 해야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회의실을 찾아간다든지 아니면 사람을 만나러 가야 한다든지. 그런 시간적으로나 물리적 이동 비용이 줄어드니까 업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고."

    메타버스가 이렇게 현실 세계를 조금씩 대체하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메타버스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속 명품 브랜드 매장을 들어가볼까요?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실제 매장을 그대로 옮겨 놨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피렌체에 갈 수는 없지만, 메타버스에서라면 가능합니다.

    쇼핑도 할 수 있습니다.

    370만 원짜리 가방은 5천 원, 800만원 짜리 재킷과 원피스는 7천 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특히 많이 이용하는 건, 10대들입니다.

    미래 고객인 10대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도 메타버스에 매장을 열고 있습니다.

    푸마, 디즈니, 나이키.

    나이키 운동화는 벌써 500만 켤레가 팔렸습니다. 실제 세계보다 많습니다.

    심지어 메타버스 속 한강공원에는 편의점도 문을 열 계획입니다.

    [유철현/BGF리테일 (CU편의점)]
    "신상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들에 대한 거부감없이 접할 수 있다 보니까 친숙도가 쌓이면 현실 세계에서도 구매나 이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에서는 물건을 살 때 가상화폐로 결제합니다.

    플랫폼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화폐를 만들었습니다.

    국가가 돈을 찍어내듯 마음대로 가상화폐를 찍어낼 수 있습니다.

    [홍기훈/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채권을 발행하거나 추가로 자본 조달을 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막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죠. 그건 권력인 것이고요."

    심지어 땅 투기도 합니다.

    지구를 잘게 쪼개 땅을 사고 팔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3만 원에 팔린 프랑스 에펠탑은 지금 170만 원이 됐습니다.

    한국인들의 땅 투기는 여기서도 강력합니다.

    한국의 땅값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6만 원에 중국인에게 팔린 청와대 땅은 몇 달 사이 1,50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메타버스 이용자]
    "랜드마크는 엄청 올랐어요 금액이. 주요 국가들은 몇천만 원에서 억대로 지금 거래가 되고 있거든요. 예전에 비트코인은 놓쳤었는데 이번에는 사보자 하면서 엄청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당연히 거품이라는 경고도 나옵니다.

    [김상균/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토지로써 가치가 있다는 얘기는 상점을 짓건 학교를 만들건 경제학적인 가치가 있어야 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아직까지 이 모델이 아니라, 먼저 산 걸 뒷사람이 계속 대신 사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심해달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메타버스의 출현은 여러 숙제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에 대한 과세, 아바타들 사이의 욕설과 성희롱, 그리고 현실 도피와 중독 문제까지.

    이미 젊은 세대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꿈을 찾아, 새로운 지구로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영상취재:윤병순/영상편집: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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