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 백신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던 미국은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음식점에선 거리두기가 사라졌고, 학교도 가을이면 완전히 문을 여는데요.
다시 찾은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미국인들 속에서 유독 집밖으로 나가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아시아계 사람들인데요.
왜 그런 건지, 워싱턴 박성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시가 돌아왔습니다.
워싱턴DC와 시카고는 오늘 레스토랑, 술집의 인원 제한과 거리두기 조치를 전부 없앴습니다.
코로나 이전처럼 집 밖에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된 많은 미국인들은 들떴습니다.
하지만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다릅니다.
증오 범죄 걱정으로 예전처럼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겁이 나기 때문입니다.
뉴욕으로 출근하는 일부 아시아계 여성들은 지하철 대신 값비싼 택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레이스 배/뉴욕 모 병원 간호사]
"신변의 위협을 실제로 느끼기 때문에 돈을 절약하기보다는 차라리 안전하게 가자는 쪽으로."
길을 걷는 게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쉽게 가실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레이스 배/뉴욕 모 병원 간호사]
"맨해튼에 같이 사는 친구들 중에 길 가다가 누군가가 나에게 갑자기 뺨을 때렸어, 그런 얘길 더 많이 들었어요."
가을이면 완전히 대면 수업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이 열네 살 소녀에게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코로나 이전엔 주말마다 학교에 하프 교습을 받으러 엄마와 뉴욕 지하철을 탔지만, 이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유니스 박/줄리어드 예비학교 학생]
"엄마랑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 무서워요. 지하철이든 거리에서든요."
다시 지하철 플랫폼에 안심하고 설 수 있을까.
어린 학생은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증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합니다.
[유니스 박(유튜브 영상 'My Tears of Fear' 내레이션)]
"내 부모님이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내 친구가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내가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실제로 교육 당국의 조사를 보면 중학교 2학년의 대면수업 등록 비율이 백인은 54%지만, 아시아계는 불과 18%로 집밖에 나오는 걸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정상적인 삶으로의 복귀가 많은 아시아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인종적 편견에는 백신도 없다"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우려를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박성호입니다.
(영상취재:임상기·이상도(워싱턴)/영상편집: 오유림/화면 출처: 유튜브(Eunice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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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성호
백신으로 일상회복?…아시안들은 일상이 무섭다
백신으로 일상회복?…아시안들은 일상이 무섭다
입력
2021-06-12 20:20
|
수정 2021-06-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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