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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권이 와야"…우편행정에 발목 잡힌 일본 접종

"접종권이 와야"…우편행정에 발목 잡힌 일본 접종
입력 2021-06-12 20:31 | 수정 2021-06-1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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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백신 접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우리와 달리, 올림픽을 앞둔 일본은 접종률이 우리의 절반수준인 10%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이 없어서 못 맞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안 맞겠다고 하는것도 아닙니다.

    그럼 뭐가 문제인걸까요.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겠다며 마련한 대규모 접종센터.

    하지만 전철역을 잇는 셔틀버스에서 내리는 승객은 1명 뿐,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10명 남짓입니다.

    하루 접종 목표는 1천8백 명인데, 첫날 예약은 고작 88명, 둘째날은 그나마 30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유자키 히데히코/히로시마현 지사]
    "솔직히 놀랐습니다. 이렇게까지 저조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접종을 먼저 시작한 대도시 도쿄와 오사카도 마찬가지.

    각각 하루 1만명, 5천명씩 접종이 가능하지만 예약의 70% 이상이 비었습니다.

    잘못된 수요 예측 때문입니다.

    현재 접종 대상인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멀리 떨어진 접종 센터까지 가지 않는 겁니다.

    일본 정부는 접종 대상을 64세 이하로 낮출 방침이지만, 당장 시행하긴 어렵습니다.

    느린 행정이 원인입니다.

    예약은 전화나 인터넷, SNS로 하면 되지만, 예약을 하기 위해선 종이로 된 '접종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종이 접종권을 각 지자체가 일일이 우편으로 보내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지자체와 정부간 정보 공유도 안돼 이중 예약도 걸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 접종센터엔 지난달 8일 동안 예약하고도 오지 않는 이른바 '노쇼'가 4천여 명, 전체 4.6%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잔여 백신을 처리할 기준이나 방법도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남는 백신은 자위대원이나 접종센터 직원들이 임의로 맞고 있는 실정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대기업과 대학교에서 집단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형평성 논란도 불러 왔습니다.

    SNS에는 "나도 빨리 맞고 싶다"는 일본 시민들의 글이 계속 올라 오고 있는 상황.

    스가 총리는 하루 100만회씩, 이르면 오는 10월 전국민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혔는데, 접종 2달이 되도록 하루 접종은 아직 60만회 안팎에 머물러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김진호/영상편집: 이장식(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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