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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이프 100개 옮겨라" 갑질에 성희롱까지…결국

"쇠파이프 100개 옮겨라" 갑질에 성희롱까지…결국
입력 2021-06-14 20:35 | 수정 2021-06-1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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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북 포항의 한 건설업체에서 일하던 40대 여성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긴 채 숨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장관리자로부터 상습적인 괴롭힘에 성희롱까지 당했다는데요.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하청 건설 업체 소속으로 포항제철소에서 일을 시작한 48살 김 모 씨.

    담당업무는 화재감시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입사 1주일도 안 돼 감당하기 힘든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현장 관리자 2명이 무거운 쇠파이프 100개를 옮기라고 하고 폭언까지 일삼았다는 겁니다.

    김 씨는 괴로운 심경을 딸에게 털어놨습니다.

    [故 김 모 씨 딸]
    "엄마가 손목까지 나갔거든요. 손목 아프다고 엄마가 말 한 번 하니까 그다음에 더 가혹한 걸, 더 무거운 걸 시키고…"

    현장 노동자 10여 명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김 씨에게 성희롱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故 김 모 씨 딸]
    "엄마가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수치스럽다, 너무 치욕스럽다, 엄마가 견디기 힘들다' 그러시더라고요."

    김 씨가 결국 노동조합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곧바로 사측의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들은 김 씨 앞에 두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양정인/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여성분회장]
    "(가해자들이) 당사자 본인 앞에서 '내가 언제 그랬냐'고 게거품을 문 거예요. 그게 마지막 2차 가해예요, 2차 가해…"

    결국, 김씨는 신고 당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해 너무 괴롭고 치욕스러워서 살고 싶지 않다'는 글을 남긴 채 생을 마감했습니다.

    노조는 김 씨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서효종/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노동안전국장]
    "회사 관리자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기 때문에…"

    하청업체 측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정식 직원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고,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방창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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