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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돈 쓸어 담는 골프장…'배짱 영업'에 '편법 탈세'

코로나에 돈 쓸어 담는 골프장…'배짱 영업'에 '편법 탈세'
입력 2021-06-14 20:52 | 수정 2021-06-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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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코로나 19 때문에 해외 여행을 못 가다 보니 국내 골프장이 그야말로 초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자, 이때다 싶었는지 이용 가격을 엄청나게 올리는 것도 모자라서 편법 탈세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민찬 기자가 고발합니다.

    ◀ 리포트 ▶

    강원도의 한 대중제 골프장.

    부영그룹 회장 일가족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대중제 골프장은 엄청난 세금 혜택을 받습니다.

    땅과 건물에 대한 재산세는 회원제의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개별소비세, 교육세, 농어촌 특별세, 부가세는 모두 면제됩니다.

    이 골프장도 분명히 대중제인데, 이상하게도 회원권이 있습니다.

    버젓이 거래까지 됩니다.

    [회원권 거래소]
    "정회원 한 분하고 동반자 2인밖에 되지가 않는 거거든요. 6천5백 분양가부터 7천6백, 8천8백까지도 있습니다."

    알고 보니, 함께 지은 콘도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골프장 이용권까지 끼워 팔고 있었습니다.

    세금 혜택은 혜택대로 챙기고, 회원권까지 판 겁니다.

    [회원권 거래소]
    "불법으로 분양을 하는 거죠. 골프장 지분으로 분양을 못 하기 때문에 콘도 지분으로 골프장을 이용하게끔 해드리는 거죠."

    이 골프장이 대중제라서 감면받는 세금은 매년 30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누적으로 합하면 수백억 원에 이릅니다.

    여기만 이럴까?

    한 경제신문에 실린 광고입니다.

    경기도의 한 대중제 골프장.

    무기명 후불제 상품을 판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경기도 포천 OOO골프장]
    "금액을 5천만 원 넣어놓으시면 그만큼 5년 동안 사용하시고, 5년 이후에 반환 받으시는 거예요."

    편법 회원권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이런 골프장 11곳을 적발했습니다.

    편법으로 회원권을 팔면서, 대중제라는 이유로 세금 혜택은 다 받는 건 사실상 탈세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받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지난 2016년, 국세청이 이런 편법 골프장에 세금을 매겼는데, 조세심판원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어쨌든 대중제 골프장이니, 세금을 매길 수 없다는 겁니다.

    골프장들이 버젓이 편법 탈세를 하는데도,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시정명령 뿐입니다.

    [국세청]
    "실태는 지금 파악을 하고 있고요. 이게 제도적으로 좀 바뀌어야 될 문제이기 때문에."

    자장면 한 그릇에 1만6천 원, 탕수육은 7만 원.

    커피 한 잔에 1만 원.

    웬만한 호텔보다 비싼 골프장의 음식값입니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들은 돈을 쓸어담았습니다.

    5조6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1년만에 1조 원이나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를 틈탄 골프장들의 배짱 영업.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한라그룹이 운영하는 경기도 여주의 골프장.

    주말 이용료는 25만 원, 평일도 19만 원입니다.

    [골프장 안내데스크]
    "작년에 비해서는 오른 거에요. 작년에는 정상가가 17만 원이었어요."

    이 골프장은 원래 회원제였는데 작년 3월 대중제로 전환했습니다.

    덕분에 세금이 크게 줄었지만, 요금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정부가 대중제 골프장의 세금을 줄여준 건, 골프 대중화를 위해 요금을 내리라는 건데, 세금 혜택만 받고 오히려 요금은 올린 겁니다.

    [골프장 직원]
    "내릴 수가 없는 게 코로나 때문에 여기저기 치열해 가지고. 그래도 다른 데에 비해서는 싸요."

    국내 골프 인구는 지난해 5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와 여성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해외 골프는 막힌 틈을 타, 골프장들의 배짱 영업은 기승을 부립니다.

    이용료는 일제히 4-5만 원씩 올랐고, 7~8만 원 하던 카트 사용료는 이제 13만 원 받는 곳도 등장했습니다.

    골프장들은 최대한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해 팀과 팀 사이 간격을 좁히고 있습니다.

    [골프장 이용자]
    "풀부킹, 메뚜기도 한철이라 그냥 간격도 짧고, 그러면서 중간에 전반전 끝나고 쉬는 시간도 길어지고."

    지난해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평균 31.8%.

    국내 상장회사 평균의 5배가 넘습니다.

    돈을 쓸어담고 있는 겁니다.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대중 골프장들이 시장경제 원리를 논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시장경제 원리를 논하려면 세금 감면을 받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는 뒤늦게 골프장 이용료와 세금 혜택 같은 제도 전반에 대해, 올해 안에 개선책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방종혁 이관호 / 영상편집 위동원 / 자료제공 양경숙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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