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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 건물 한번에 와르르…감리 퇴근하자 맘대로 해체

5층 건물 한번에 와르르…감리 퇴근하자 맘대로 해체
입력 2021-06-15 20:22 | 수정 2021-06-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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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사실, 법을 지키지 않고 무너뜨리는 낡은 건물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사고만 나지 않으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는 겁니다.

    물론, 공사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이지현 기자가 또 다른 붕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30일, 충북 충주의 한 공사장입니다.

    5층 높이의 공동주택을 굴삭기 한 대가 해체하고 있습니다.

    3층의 구조물을 조금씩 뜯더니 3층 끝단에서 건물 옆면을 부수며 계속 충격을 가하는 순간, 건물 3, 4, 5층이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곧바로 짙은 먼지가 피어오릅니다.

    건물이 무너지는 충격에 공사장 바로 옆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기겁을 하며 뛰어 나왔습니다.

    [권숙자/주민]
    "헛간 이런 데 있어요. 거기 들어갔다가 기절할 것처럼 후다닥 나오니까…"

    "철거현장 바로 옆에는 이렇게 민가가 붙어있지만 사전 안내나 대피 방송은 없었습니다."

    철거업체는 원래 잔재물을 쌓아 윗층부터 제거하겠다며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감리자가 퇴근하자 해체 방법을 바꿔 한번에 무너뜨린 겁니다.

    [감리 관계자]
    "해체계획서대로 진행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되거든요. 감리가 퇴근한 상태에서 넘어뜨린 거예요."

    철거업체들이 이렇게 철거하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입니다.

    한 층 한 층 철거하면 공사기간도 2주 가까이 걸리고 매일 수십만원에 달하는 인건비와 중장비 대여료가 들지만 한번에 무너뜨리면 하루이틀이면 끝납니다.

    [철거업체 관계자]
    "5층, 4층 그다음에 또 3층까지 성토한 거 잔존물 치우고 그러면 한 십 며칠은 걸린다고요. 그런데 한 번에 넘기면 이틀이면 충분하죠."

    이렇게 철거 방법을 바꾸더라고 철거업체가 구청에 알릴 의무가 없고 감리자의 눈만 피하면 된다는 점을 노린겁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철거였지만 이 업체가 받은 과태료는 3백만원에 불과했습니다.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천교화/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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