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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나 들고 진실 찾아 나섰던 아들…또다시 거리로

사진 하나 들고 진실 찾아 나섰던 아들…또다시 거리로
입력 2021-06-16 19:56 | 수정 2021-06-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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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런 미약한 처벌조차 정 씨가 숨지고 1년 8개월이 지나 서야 나온 겁니다.

    추락사 직후 그의 죽음은 철저히 소외됐고 현장 조사 결과도 경찰, 노동청, 안전보건공단, 다 달랐습니다.

    무엇이 진실 인지 밝혀내려고 발 벗고 나선 건 유족들이었습니다.

    이어서 윤파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순규 씨의 아들이 아버지의 휴대전화에서 찾아낸 사고 현장 사진입니다.

    안전그물망이나 난간도 없이, 비계가 듬성듬성 설치돼 있습니다.

    안전그물망이 제대로 설치된, 사측이 제시한 사진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사고 책임을 정씨에게 미루기 위해 사고 직후 사측이 현장을 훼손한 것으로 유족들은 보고 있습니다.

    부실했던 초기 조사도 문제였습니다.

    정순규 씨가 추락한 높이와 위치에 대해, 경찰은 4.2m 높이의 비계 안쪽, 안전보건공단은 3.8m 높이의 바깥쪽, 부산지방노동청은 2m 높이의 수직 사다리 바깥쪽으로 추락했다고 각기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사측이 숨진 정 씨를 안전관리의 총 책임자로 지정한 서류를 제출했는데, 유족들은 직접 글씨체 감정에 나서 정 씨 필체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같은 건설현장이었지만, 원청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조치와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조치가 크게 달랐던 점도 확인됐습니다.

    이 사문서 위조 혐의는 검찰 공소장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노동청의 부실 조사에 대한 지적이 터져 나왔습니다.

    [강은미/정의당(지난해 10월 15일)]
    "회사의 안전조치는 하루 만에 조치되었고, 재해 원인 조사가 각 기관마다 다릅니다. 어느 누가 조사 결과를 신뢰하고 믿겠습니까?"

    1심 재판도 담당 판사가 바뀌었다면서 작년 12월에서 미뤄졌고 유가족들은 법원 앞에서 해를 넘겨가며 1인 시위를 해야 했습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1심 판결.

    허망한 판결을 마주한 유족들은 끝나지 않은 싸움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정석채/故 정순규 씨 아들]
    "경동건설 측을 향해서 검찰이 항소하게끔 유족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고 모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2심을 향해 가겠습니다."

    노동자는 숨지고, 유가족은 증거를 찾아 헤매야 합니다.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도 중대재해를 방치한 기업은 고사하고 현장 관리자조차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것.

    이것이 노동 현장의 현실입니다.

    MBC 뉴스 윤파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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