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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가 왜 건물로 들어갔을까? 이유는 "비용"

굴착기가 왜 건물로 들어갔을까? 이유는 "비용"
입력 2021-06-16 20:19 | 수정 2021-06-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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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광주 붕괴, 참사를 일으킨 건물의 철거 계획서를 보면 건물 맨 위층부터 차례 대로 부수기 위해 팔 길이 30 미터짜리 특수 굴착기를 동원할 거라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는 팔 길이 10 미터 짜리가 철거 중이었습니다.

    이유는 역시 돈이었습니다.

    차주혁 기잡니다.

    ◀ 리포트 ▶

    붕괴 사고 4시간 전 사진입니다.

    굴착기가 3층 높이 흙더미 위에서 벽면을 뜯어내고 있습니다.

    먼저 1~2층을 절반 넘게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수십 톤 흙더미를 쌓고 올라갔습니다.

    이 굴착기의 팔 길이는 10미터.

    흙더미 위에 올라가도, 여전히 건물 안쪽 벽까지 팔이 닿지 않습니다.

    경찰은 굴착기 팔이 5층까지 닿지 않아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는 현장 작업자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굴착기의 무게는 30톤.

    하지만 이 무게를 버틸 수 있는 지지대 설치는 아예 계획서에 없습니다.

    [김영민/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
    "한쪽을 완전히 다 제거하고 저 프레임이 한쪽만 남아있거나, 급기야 이번 사고처럼 한쪽 기둥이 완전히 없을 때는, 횡력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렇지 않았습니다.

    시공사가 제출한 해체 계획서.

    건물과 멀리 떨어진 곳에 흙을 쌓고, 팔 길이 10미터가 아니라 30미터 짜리 굴착기가 멀리서 윗층부터 차례로 철거하라고 돼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하면 건물 벽에 기대 흙더미를 쌓을 필요도, 굴착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롱붐암'이라고 불리는 팔 길이 30미터 짜리 굴착기는 하루 사용료 5백만 원.

    실제 철거에 투입된 팔 길이 10미터 짜리 굴착기는 100만 원입니다.

    5배 더 비쌉니다.

    [고창우/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부회장]
    "여기 매뉴얼에 나와있는 '롱 붐 암'이 와야 돼요. 그런데 '롱 붕 암'이 오면 장비 대여료가 엄청 올라가니까."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르면, 건물을 해체할 때는 붕괴 방지 대책이 담긴 구조안전계획과 안전점검표를 제출하라고 돼있습니다.

    하지만 해체계획서에는 이런 서류들이 첨부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영상편집: 권지은/3D그래픽: 천민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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